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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

  • 아니, 이걸 못 먹는다고요?

    2018.07.10 by solutus

  • 울음과 언어의 대가

    2018.06.15 by solutus

  • 일본, 하코네 (1) - 하코네로 출발

    2018.06.01 by solutus

  • 오빠, 저기 기차 지나간다

    2018.05.21 by solutus

  • 내가 아직 어린아이였을 때

    2018.04.13 by solutus

  • 건반

    2018.03.25 by solutus

  • 나는 조각을 손가락으로 집어 든다

    2018.03.25 by solutus

  • 세 살

    2018.03.23 by solutus

  • 조금은 떨어져

    2018.03.09 by solutus

  • 익숙함

    2018.03.01 by solutus

  • 수도꼭지와 유년 시절

    2018.02.10 by solutus

  • 시인

    2018.02.05 by solutus

아니, 이걸 못 먹는다고요?

“하지만 라면을 먹지 못하다니, 정말 인생의 커다란 불행이네요. 정말 맛있으니까요.”하고 아내는 말한다. 분명히 그럴지도 모른다. 나도 할 수만 있다면 눈앞에 놓인 음식은 무엇인든지 가리지 않고 맛있게 먹고 싶다. 그렇게 되면 이 세계는 좀더 단순하고 행복한 장소가 될 것이다. 회를 못 먹어? 왜 저걸? 난 무라카미 하루키와는 달리 미식가는커녕 음식은 배만 채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맛이라는 것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음식이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맛은 알기에 그가 회라는 음식이 지닌 맛과 영양을 섭취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무엇보다도 회라는 요리가 지닌 특유의 문화를 경험할 수 없다는 게 안돼 보였다. 난 먹는 것에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지만 아무튼 ..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낯설게 하기 2018. 7. 10. 15:46

울음과 언어의 대가

난 식탁 위에 올려져 있는 반찬들을 골고루 먹지 않는 편이다. 마치 차례대로 나오는 코스 요리를 즐기듯이 한 가지 종류의 반찬을 어느 정도 비운 다음에야 비로소 다음 반찬에 손을 댄다. 예를 들어 식탁에 밥과 국, 김치가 있다면 김치를 먹고 밥을 다 먹은 뒤 마지막에 국물을 마시는 식이다. 내 이런 행동은 곧잘 오해를 일으켰다. 국은 전혀 뜨지 않은 채 밥과 김치만 먹고 있으면 국이 맛이 없냐는 질문이 들어왔고, 김치만 계속 먹고 있으면 내가 김치를 특별히 더 좋아하는 것으로 여겨 다 비운 반찬 그릇에 다시 김치를 수북이 올려주곤 했다. 다행히도 난 언어를 아는 성인이었기에 내가 그렇게 먹는 이유를 설명하여 오해를 풀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은 기존의 내 방식대로 먹기보다는 일부러 골고루 먹으려 노력하고 ..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8. 6. 15. 04:17

일본, 하코네 (1) - 하코네로 출발

난 이제껏 몸을 위한 여행을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추구하는 여행은 끊임없이 걷고 오르며 자연을 쫓아가는 여행이었으므로 따스한 태양이 내리쬐는 지중해의 누드비치에 누워 눈요기를 한다거나 한여름에도 실내 온도가 24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는 열대의 화려한 빌딩 숲에서 점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쇼핑을 한다거나 하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심지어 도쿄라는 대도시를 여러 번 여행하면서도 박물관이나 도서관을 제외한 대형 건물에는 아예 들어가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니 난 흔히 휴양하면 떠오르는 행위와는 거리가 매우 먼 사람인 게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행에 온천이라는 목적지를 넣은 것은 아내를 생각해서였다. 아내는 여행지로서 일본이라는 나라를 그리 매력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는데 특히 도쿄를 유독..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8. 6. 1. 19:10

오빠, 저기 기차 지나간다

기차에 대한 막연한 호감은 지하철이 대중화되면서 많이 희석된 것 같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기차는 희망과 설렘을 실어 나르는 물체였다. 인근 마을이나 가까운 도시가 아니라 저 멀리까지 갈 수 있는 기차는 나를 미지의 세계로 이어주는 가교의 상징이었다. 그 시절만 해도 사람들은 기차선로를 특별하게 생각했다. 기차가 다니는 그 길은 먼 도시로 이어지기 마련이니 그 선로를 따라 걸으면 동네 한 바퀴나 돌던 어린애에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지니기도 했다. 지금은 하면 안 되는 위험한 행동이지만 당시 사람들은 기찻길 위에서 종종 사진을 찍기도 했다. 기찻길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가 있었다. 내가 다 커서 기차에 관심을 갖게 된 사정에 그런 이유를 댈 수 있을 것이나, 기찻길 인근에 살게 되었..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8. 5. 21. 15:09

내가 아직 어린아이였을 때

내가 아직 어린아이였을 때그는 나의 모든 것을 순수로 받아들였다그는 우리가 죄인으로 태어난다는 위대한 가르침을 거부한 셈이다덕분에 나는 미결수로 태어났으나해방되어 지상의 자유를 누렸다나는 오늘도 건반을 발로 밟아 대리라그가 나의 성장을 염원할 때 시간은 그를 조롱하니대가는 바로 당신들의 것벤치에 앉아 땅에 고개를 처박은 당신에게뜻 모를 미소를 지은 채 나는 뛰어가니맞이하라, 나를이곳, 결코 늙지 않을 배덕자들의 유원지에서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시 2018. 4. 13. 13:24

건반

도를 누르고레를 누른다이건 음계로 주고받는 대화자, 이리 오라, 이제 네가 누를 차례이다우리 함께 대화를 나누자 미를 누르고파을 누른다아름다운 음계이야기는 우리를 해방시키지그것은 동서고금의 진리 파를 누르고솔을 누른다헛바퀴를 도는군!불협화음은 하모니로 가는 팽팽한 긴장소음이 없으면 영웅도 없는 법 도를 누르고도를 누른다도를 누르고도를 누른다도도, 도도, 도도, 도도, 도도, 언제까지 같은 소리만? 시를 누르고파를 누른다시를 누르고파를 누른다시파, 시파, 시파, 시파, 시파, 이런 시파! 저기, 아기가 뛰어온다, 혹시 나팔을 불며 내려온다는 아기 천사가?아기가 건반을 발로 마구 밟아 댄다깨지는 듯한 소리우리는 귀를 틀어막으며 건반에서 도망친다, 멀리 더 멀리!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해방!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시 2018. 3. 25. 23:43

나는 조각을 손가락으로 집어 든다

투명한 길 위를 걸어 간다그 길은 유리처럼 연약하다가끔은 깨어져 내 발을 파고드는 길머리카락 끝이 떨려 온다"아가야 그곳은 위험하단다 피가 나지 않니?" 그 길은 유리처럼 연약하다그런데 파편 조각은 어찌나 단단하던지!나는 조각을 손가락으로 집어 든다조각은 투명하지 않다"아가야 어서 그걸 손에서 내려 놓으렴!" 가끔은 깨어져 내 발을 파고드는 길투명한 길 위에 남겨진 선명한 핏자국보세요 피가 나요!나는 손가락으로 상처를 누른다"아가야 부디 안전한 이곳으로 오려무나!" 머리카락 끝이 떨려 온다아픔으로 고통으로당신은 계속 나를 부른다 안전한 그곳으로그럼 누구였지? 나를 이곳으로 보낸 이는?"아가야 그건 내 탓이 아니란다!" 나는 당신에게로 간다 나를 부르는 투명한 당신에게로당신은 나를 감싸쥐고 나는 외친다보세..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시 2018. 3. 25. 19:30

세 살

자, 가져가시오 이제 방법이 없으니굴레를 거부하고 자유를 갈망하는 이여그대 앞에선 규칙도 습관도 무용지물이오니열매를 쥐어짜 옷을 물들이고동물의 털을 뽑아 혀로 맛보소서 여기 흙덩이도 가져가시오벼락 같은 호통과 함께격정의 춤을 춰 대는 당신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으니그 어떤 더러움과 열병도그대의 자유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오눈물로 범벅이 된 갈망의 조련사여 밀가루로 분을 바르고고춧가루로 손톱을 물들이며후추통을 흔들어 그대의 영지 위에 검은 눈을 뿌리소서그대에게 사물의 목적이란어리석은 제약에 지나지 않으니 오늘도 무릎을 꿇고만 당신의 종복웃어주소서! 나에겐 당신의 미소만이 보답이오니자유의 환희로 가득 찬사랑스러운 이여결코 멈추지 않을 시곗바늘이그대의 성을 옭아매기 전까지 계속, 언제까지나!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시 2018. 3. 23. 03:12

조금은 떨어져

발목이 아프다. 무리를 해서 더 그런 거 같다. 하지만 걷지 않을 수 없다. 발목이 아픈 건 함께 걷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므로. 하루 종일 절뚝거렸다. 비가 내려 물웅덩이가 생긴 흙바닥과 닭 스튜의 향이 맴도는 실내를. 이이언의 음악이 귓가를 떠도는 미술관과 하얀 구름이 머리 위로 떠다니는 정원을. 아이를 안은 채 뛰고 유모차를 밀며 뛰었다. 아이가 웃었다. 그래서 더 뛰었다. 때론 의자에 앉아 쉬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절뚝거려야 했다. 나의 고통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므로. 연인 사이에 고통의 일치 같은 건 일어나지 않는다. 설사 사랑의 묘약을 마셨다고 해도. 그는 내 아픔을 보며 스스로 불행해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는다. 나도 그걸 원치 않는다. 롤랑 바르트의 말대로 이것은 애정이 넘쳐 흐르..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시 2018. 3. 9. 03:09

익숙함

1.일이라는 게 그렇다. 처음 한 달은 무척 어렵지만 하나의 업무 프로세스가 완전히 순환하는 일 년을 견디고 나면 그럭저럭 할만하게 된다. 다음 일 년은 지난 일들의 반복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은 막내를 벗어나려면 일 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그래도 보통 일 년 정도 지나면 슬슬 후배도 생기고 일에 자신감도 늘고 뭔가 할 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요지는 익숙함이다. 처음 혼자 아이를 보게 되었을 때ㅡ자신감 빼면 시체인 나이지만ㅡ걱정이 없지는 않았다. 아이와 단 둘이 있다는 것, 아이와 단 둘이 외출은 해야 한다는 것은 여전히 겪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었고 그래서 그 모든 경험을 되도록 유예시키보려 애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늑장에도 한계는 있는 법. 하나둘 겪어나가..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8. 3. 1. 14:20

수도꼭지와 유년 시절

1.어젯밤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을 보는데 아나운서가 '마중물'이라는 단어를 썼다. 마중물이 무엇이냐는 내 질문에 아내는 펌프질을 하기 전에 펌프에 붓는 물이라고 했다. 의외의 대답에 난 적잖이 놀랐다. 펌프질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 것 같은 아내인데 어떻게 그런 단어를 알고 또 이해하고 있는 걸까? 2.어릴 적 외할머니댁 마당에는 우물물을 끌어올리는 펌프 하나가 있었다. 그보다 더 어릴 적엔 우물과 두레박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느날 우물은 사라지고 대신 펌프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그 주변에서 물장난을 치는 걸 좋아했다. 지금도 그 주변에서 장난치던 유년시절의 모습이 흐릿한 사진으로 남아 있다. 외할머니는 때때로 마당에서 물을 받아오라 시키곤 하셨고, 그럼 난 냉큼 펌프로 달려가..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8. 2. 10. 13:11

시인

나는 오늘도 머리를 감싸쥐네 예술은 고통스러운 것시라면 더 그렇지 그는 시인이라지요 그들이 보이는 선망의 눈빛어릴수록 더 진하다네 자기 전엔 부동산을 확인해야지깔고 앉은 것이 또 올랐다는 소식 나는 마흔다섯 살시 쓰기 참 좋은 시절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시 2018. 2. 5.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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