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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시

by solutus 2018. 3. 2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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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누르고

레를 누른다

이건 음계로 주고받는 대화

자, 이리 오라, 이제 네가 누를 차례이다

우리 함께 대화를 나누자


미를 누르고

파을 누른다

아름다운 음계

이야기는 우리를 해방시키지

그것은 동서고금의 진리


파를 누르고

솔을 누른다

헛바퀴를 도는군!

불협화음은 하모니로 가는 팽팽한 긴장

소음이 없으면 영웅도 없는 법


도를 누르고

도를 누른다

도를 누르고

도를 누른다

도도, 도도, 도도, 도도, 도도, 언제까지 같은 소리만?


시를 누르고

파를 누른다

시를 누르고

파를 누른다

시파, 시파, 시파, 시파, 시파, 이런 시파!


저기, 아기가 뛰어온다, 혹시 나팔을 불며 내려온다는 아기 천사가?

아기가 건반을 발로 마구 밟아 댄다

깨지는 듯한 소리

우리는 귀를 틀어막으며 건반에서 도망친다, 멀리 더 멀리!

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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