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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

  • 고성군 (2) - 남쪽 바다

    2019.05.02 by solutus

  • 밤의 시골집

    2019.04.18 by solutus

  • 거제시 (2) - 덕포동의 중매쟁이

    2019.04.14 by solutus

  • 거제시 (1) - 오량리에서 외포리까지

    2019.04.13 by solutus

  • 통영시 ㅡ 도시의 초입

    2019.04.12 by solutus

  • 고성군, 오래된 가옥들

    2019.03.13 by solutus

  • 산모에게 끓여준 미역국

    2019.02.15 by solutus

  • 악당들의 시대와 문장가의 도시에 관해 말하는 방법

    2019.01.06 by solutus

  • 원주에서 강릉, 그리고 겨울 바다

    2018.12.14 by solutus

  • 별님은 누구를 위해 빛나는가

    2018.10.11 by solutus

  • 밤하늘의 공포

    2018.09.07 by solutus

  • 금목서, 포트와의 전투

    2018.08.23 by solutus

고성군 (2) - 남쪽 바다

날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저물어가던 해가 먹구름에 가려지더니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천둥마저 치는 듯했다. 자동차의 전조등에 불이 들어오며 어두운 길을 비췄지만 편도 1차선에 인가도 없는 좁은 시골길을 분간하기란 쉽지 않았다. 난 여자를 살며시 돌아보았다. 여자는 정면을 응시한 채 운전에 집중하고 있었다. 낯선 남자를 옆 좌석에 태운 채 깜깜한 시골길을 달리는 게 두렵지는 않을지 궁금했다. 난 내가 여자가 아니고 그가 남자가 아니라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그녀가 낯설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여자였다면 휴대전화를 켠 채 전화통화를 하는 척 했을지도 모른다. 지금 고성군 시골 주변인데 갑자기 날씨가 변하며 주변이 어두워지더니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며. 그리고 중년의 한 남자가 운전하는 차를..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9. 5. 2. 15:52

밤의 시골집

1.남해군에는 저녁이 돼서야 들어올 수 있었다. 남해군의 3번 국도와 1024번 지방도를 거쳐 19번 국도에 이르는 길은 가로등이 없어 차량의 전조등에 의지해야 했는데, 차를 운전하는 내내 마치 제주도의 어두운 외곽도로를 달리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만 그때와 달리 차에는 나 혼자였다. 오후 7시를 조금 넘겼을 뿐이었지만 달리는 차량도 나 혼자일 때가 많아 때때로 상향등을 켜 먼 곳을 비춰 보아야만 했다. 숙소로 정해둔 남해군의 읍내로 길을 재촉하다 보니 다음날 보러 가기로 한 남해군의 시골집 인근을 지나치게 되었다. 난 유턴을 한 뒤 시골집 인근의 가장 가까운 공영주차장에 차를 댔다. 저녁의 시골집은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했다. 차로 시골집까지 이동할 수 있었지만 밤길을 직접 걸어보고 싶었다. 밤..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9. 4. 18. 13:11

거제시 (2) - 덕포동의 중매쟁이

덕포동의 하덕 마을은 오래된 어촌이 아니라 관광지처럼 보였다. 자갈이 많은 거제시의 다른 해변들과는 달리 덕포동의 해변은 백사장이었고 덕분에 일찍부터 관광지로 개발된 듯했다. 꼭 백사장 덕분만은 아닐 것이다. 외포리에 있는 흥남해수욕장에도 백사장이 있었고 펜션 역시 제법 들어선 상태였지만 외지인이 상시 거주할 만한 곳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었다. 덕포동의 해안은 크게 만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 긴 해안선을 크고 작은 건물들이 채우고 있어 쓸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또 작게나마 아파트가 들어서 있었고 절벽 위쪽에선 고급 빌라들이 해안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난 이 동네가 마음에 들었다. 멀지 않은 곳에 어린이집이 있다는 것이 좋았고 동네에 외지인이 많아 보이는 것도 좋았다. 길을 다니는 사람과 차량이 제법 많아..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9. 4. 14. 00:11

거제시 (1) - 오량리에서 외포리까지

통영에서 차를 동쪽으로 몰다가 바다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다리를 지나면 거제시에 들어서게 된다. 거제와 통영을 연결하는 다리는 모두 두 개다. 다리의 명칭을 두고 양쪽의 지자체가 힘겨루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통영과 거제를 연결하는 두 개의 다리엔 모두 '거제대교'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 뜻밖이었다. 새로 놓인 다리는 '거제-통영대교'라고 부를 법도 한데 통영시에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 같다. 신거제대교를 지나 동쪽으로 조금 더 차를 몰자 오른쪽으로 원형으로 된 커다란 조형물이 보였다. 그 옆에는 관광안내소도 있었다. 근처에 무엇이 있나 싶어 차를 잠시 세운 뒤 둘러 보았다. 오량마을이 있는 곳이었는데 아무리 살펴 봐도 관광지로 보이지는 않았다. 거제시의 초입이라 관광안내소를 마련해 둔 듯했다..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9. 4. 13. 21:42

통영시 ㅡ 도시의 초입

날이 밝는 대로 고성을 뒤로 한 채 통영으로 향했다. 이번에도 고속도로 대신 한적한 시골길을 택했다. 주변을 감상하며 천천히 움직이기엔 아무래도 시골길이 좋다. 통영은 바닷가지만 산이 많은 동네라 적지 않은 마을이 계곡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계곡 마을도 낮은 곳에 위치하고 바닷가 마을도 형태상 낮은 곳에 위치할 수밖에 없으니 통영을 지나다 보면 마을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게 될 때가 많다. 산비탈을 깎아 만든 도로도 많아서 운전을 하다 보면 자꾸만 눈이 아래쪽 풍경으로 쏠리게 된다. 그렇게 마을과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운전하다 보니 차의 움직임이 자연스레 느려졌다. 어느새 시내버스가 뒤에서 다가와 빨리 가라며 경적을 울려댔다. 느림의 미학이 살아있다는 시골도 버스 시간을 지키지 않을 수는 없는 모양..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9. 4. 12. 01:52

고성군, 오래된 가옥들

이렇게 무작정 찾아오면 어쩌냐고 난처해 하는 중개소장의 차를 타고 고성 읍내와 외곽 지역을 돌았다. 가는 길이 다소 멀 때는 시선을 먼 곳까지 두었는데, 어제까지 자욱했던 미세먼지가 사라져 깨끗했고 덕분에 읍을 둘러싼 작은 산맥들을 먼 곳까지 시원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제일 먼저 들른 곳은 읍내에 위치한 단층 슬라브 주택이었다. 도배를 새롭게 한 듯 실내가 잘 정돈되어 있었고 보조 주방도 있었으면 읍내 주택치고는 꽤 넓은 텃밭까지 있었다. 옥상도 정비한지 얼마 안 된 듯 갈라진 데 없이 방수처리가 잘 되어 있었다. 주변도 거의 대부분 단층이라 옥상 시야는 물론 햇빛을 가리는 데가 없었다. 오히려 옥상이 텃밭으로 어울릴 듯했다. 문제점도 있었다. 시내의 단독주택들이 그렇듯 마당이 좁았고 주차 공간을 확보..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9. 3. 13. 22:36

산모에게 끓여준 미역국

1.우리는 벌써 일곱 끼니째 미역국을 먹고 있었다. 아내에게 지겹지 않냐고 물으니ㅡ아내는 나와 달리 연달아 같은 메뉴를 선택하는 법이 별로 없다ㅡ미역국은 좋아하니 괜찮다고 한다. 그래서 산부인과에서 집으로 돌아온 날 집에서 미역국을 끓였다. 사실 미역국 재료를 미리 사두었었다. 아내가 '이제 미역국은 지겨워', 하고 말했다면 난 냉장실에 있던 소고기를 냉동실로 옮겨야 했을 것이다. 그러고는 집으로 돌아온 첫날 미역국을 해주고 싶은 내 마음을 몰라준다며 투덜댔겠지. 2.우리는 상대방이 나에게 관심이 없다며 투덜대곤 한다. 아내는 남편이 무관심하다고 불평하고 남편은 아내가 무심하다고 하소연을 한다. 반면 자신은 상대방에게 잘하고 있다고, 충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실상 온전히 무관심한 사람도, 온..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9. 2. 15. 01:23

악당들의 시대와 문장가의 도시에 관해 말하는 방법

검투사들이 자신들의 힘과 기술을 자랑했던 고대의 경기장은 군중들의 함성과 격정으로 넘쳐흘렀다. 군중들은 한 곳에 몰려들어 인간 사냥이라는 현란한 관심사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제 그 구경거리는 불법적인 것으로 치부되었고 그때의 군중들은 새로운 구경거리를 찾아 나서야 했다. 주인 없는 승냥이 무리처럼 먹이를 찾아 떠돌던 그들은 중세의 이단 사냥과 근대의 이념 낙인찍기를 거치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현대에 도달하게 되었으니, 그들은 이곳에서 우리가 창조해 낸 두 가지 위대한 유산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하나는 스포츠였고 다른 하나는 인터넷의 덧글이었다. 콜로세움의 피비린내 나는 잔인한 현장에 놀라 관중들을 혐오스러운 비인간적인 부류로 매도하였던 인간적인 이들마저 현대의 이 놀라운 구경거리에 뛰어들었다. 콜로세움..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낯설게 하기 2019. 1. 6. 17:44

원주에서 강릉, 그리고 겨울 바다

처음 계획은 원주를 거쳐 속초로 가는 것이었지만 우리는 강릉에서 멈춰섰다. 속초까지 가려면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몇 십분을 더 움직여야 했는데 날은 이미 어두웠다. 더 가야할까? 속초는 이미 잘 알잖아. 강릉은 겨울에만 가보는 것 같아. 나는 차를 운전했고 아내는 숙박할 곳을 검색했다. 아이는 카시트에 앉은 채 꿈에 빠졌다. 아내는 외딴 곳을 두려워했다. 추위를 걱정하기도 했다. 잠깐은 괜찮지만 오래 견딜 자신은 없다고 했다. 누군들 그렇지 않을까. 인간은 생각 외로 적응을 잘한다. 외딴 곳도, 추위도.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을 경우에 한한다. 피할 수 있다면 굳이 선택하지 않는다. 잠깐은 괜찮지만 오래 견디기는 힘듦ㅡ많은 경우가 그렇다. 외딴 집, 한적한 동네, 포구 없는 섬, 보폭이 다른 동행, 듣지..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8. 12. 14. 01:06

별님은 누구를 위해 빛나는가

집으로 돌아오는 어느 저녁의 도로 위, 아내는 뒷좌석에 앉아 아이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저기 별님이 있네, 저기 달님도 있어. 난 문득 아내에게 별과 달를 부를 때 뒤에 님 자를 붙이는 이유를 물었다. 다른 단어엔 님 자를 안 붙이잖아, 자동차님, 구름님, 공기님, 이렇게 부르지는 않지, 그런데 유독 별하고 달, 그리고 태양에는 님 자를 붙인단 말이야. 아내는 아무말 없이 듣고 있었고 난 말을 이었다. 그건 토착신앙이 남아 있는 전래동화의 영향 아닐까 싶어, 우리나라에서 전래동화가 만들어질 시기에 태양과 달과 별은 민간 신앙의 대상이었으니까, 태양은 핵융합이 일어나는 불덩어리고 달은 회색빛 모래로 덮여 있는 커다란 화성암질 덩어리일 뿐인데 아이들의 책에선 여전히 의인화된 채 존중의 대상이 되고 있지. ..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8. 10. 11. 01:51

밤하늘의 공포

밤 11시면 야영장의 모든 전등이 발열을 멈춘다. 그렇게 빛이 사라지고 나서야 우리는 카라반에서 나왔다. 카라반에서 막 나왔을 때 우리의 눈은 아직 어둠에 익숙치 않았기에 휴대전화의 빛으로 발 언저리를 비추어야 했다. 우리는 야영장에서 가장 어두운 곳을 찾아 걸었다. 며칠 전의 폭우로 공기는 깨끗했다. 달은 하현달이라 일찍 지고 없었다. 구름마저 투명했다. 일 년에 몇 번 안 되는 날이었다. 은하수를 찍기에 이보다 더 좋은 날은 없을 듯했다. 밤하늘을 잘 찍으려면 삼각대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난 삼각대를 가져오지 않았다. 별이 잘 보일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난 별에 대한 관념을 잃어버린지 오래였다. 별을 좋아한다는 것은 순수에 대한 동경을 뜻했다. 머리 위에서 반짝이는 저 별은 자산이..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8. 9. 7. 16:51

금목서, 포트와의 전투

요즘 내 손의 마우스는 금목서를 찾아 방황하느라 분주했다. 통영 충렬사에서 금목서를 보고 온 이후 증상이 심해졌다. 금목서를 구입할 수 있는 화훼 단지나 화분 가게 등을 검색해 보았으나 확실히 팔고 있는 곳을 알 수 없었다. 금목서를 쉽게 구할 수 없는 건 분명해 보였다. 어떤 이는 양재 화훼 단지를 다 돌아다녔는데도 금목서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항간에는 금목서의 성장이 빠르지 않아 판매금 대비 이득이 낮고 그래서 농원에서 재배를 별로 하지 않아 구하기 어렵다는 매우 주관적인 추론이 퍼져 있었다. 하지만 난 그 주관성을 내 안에서 합리화시킬 수밖에 없었으니, 우리는 주관이 계속 반복되거나 마땅히 반박되지 않으면 쉽게 객관화되는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난 결국 금목서를 인터넷으로 주문하기로 결심했..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낯설게 하기 2018. 8. 2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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