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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시

by solutus 2018. 3. 23.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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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가져가시오 

이제 방법이 없으니

굴레를 거부하고 자유를 갈망하는 이여

그대 앞에선 규칙도 습관도 무용지물이오니

열매를 쥐어짜 옷을 물들이고

동물의 털을 뽑아 혀로 맛보소서


여기 흙덩이도 가져가시오

벼락 같은 호통과 함께

격정의 춤을 춰 대는 당신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으니

그 어떤 더러움과 열병도

그대의 자유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오

눈물로 범벅이 된 갈망의 조련사여


밀가루로 분을 바르고

고춧가루로 손톱을 물들이며

후추통을 흔들어 

그대의 영지 위에 검은 눈을 뿌리소서

그대에게 사물의 목적이란

어리석은 제약에 지나지 않으니


오늘도 무릎을 꿇고만 당신의 종복

웃어주소서! 나에겐 당신의 미소만이 보답이오니

자유의 환희로 가득 찬

사랑스러운 이여

결코 멈추지 않을 시곗바늘이

그대의 성을 옭아매기 전까지 계속, 언제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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