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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 바다를 접한 한적한 동네

    2020.04.19 by solutus

  • 이게 몬차식 리소토라고?

    2020.03.23 by solutus

  • 아내와 날달걀

    2020.03.22 by solutus

  • 레몬, 레몬!

    2020.03.18 by solutus

  • 카푸치노는 오후에 먹지 않아

    2020.03.06 by solutus

  • 통도사, 아내와 금목서

    2020.01.11 by solutus

  • 바닷가 산책길

    2019.10.30 by solutus

  • 자랑이랄 게 뭐가 있겠어

    2019.10.11 by solutus

  • 연

    2019.07.14 by solutus

  • 모노레일에 대한 감각

    2019.06.07 by solutus

  • 고성군 (2) - 남쪽 바다

    2019.05.02 by solutus

  • 밤의 시골집

    2019.04.18 by solutus

바다를 접한 한적한 동네

1.어떤 사람들은 이곳을 바다 말고는 볼 게 없는 동네라고 말한다. 그런데 컵에 물이 절반밖에 없다는 건 곧 물이 절반이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니 바다밖에 없다는 세간의 평가를, 바다가 너무 멋져서 다른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동네라고 바꾸어 말해야겠다. 이곳은 해변 바로 앞에 조성된 택지지구라서 아파트에서 왕복 2차선 도로만 건너면 바로 해변이 나온다. 그래서 유난히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잘 보면 바다만 있는 건 아니다. 원주민의 배가 오가는 작은 항구도 있고 해변에서 조금 내려가면 주전항이라는 제법 큰 항구도 있다. 택지 내에 카페거리도 있다. 택지사업으로 조성된 곳이라 길도 반듯하고 건물들의 모양에도 나름의 질서가 있다. 지붕 색깔과 모양에도 통일성이 있다. 오래된 어촌 마을을 ..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20. 4. 19. 16:18

이게 몬차식 리소토라고?

몬차는 밀라노의 동북쪽에 있는 작은 도시다. 밀라노와의 거리는 꽤 가깝다. 서울로 치면 김포, 광명, 구리시가 그 정도 떨어져 있는데, 바로 이 도시의 리소토를 두고 '리소토 알라 몬체즈', 다시 말해 몬차식 리소토라고 부른다. 몬차식 리소토는 몬차 지방의 전통 소시지를 넣어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몬차 소시지를 구할 수 없었다. 따라서 내가 만든 이 리소토에 몬차라는 이름을 붙이면 몬차 주민들, 아니 이탈리아 주민들이 화를 낼지도 모른다. "이건 몬차식 리소토가 아니라 그냥 소시지 리소토잖아!" 맞는 말씀이다. 그래도 밀라노식 리소토와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하얀색을 유지하고자 했다. 밀라노식 리소토는 사프란을 넣어 노란색을 띠지만 난 넣지 않아서 색이 전반적으로 하얗다. 또 골수도 넣지 않았다. 몬..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20. 3. 23. 17:50

아내와 날달걀

이 콩나물국밥에 '전주'라는 단어를 붙인 건 내가 전주 태생이기 때문도 아니고 주방장에게서 비법을 전수받았기 때문도 아니다. 순전히 계란을 넣었기 때문이다. 수십 년 전 전주에서 이 국밥을 처음 먹었을 때 그릇에 따로 담겨 나온 날계란 한 개 혹은 두 개를 어찌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던 적이 있다. 주위에서 먹는 걸 보고 어설프게 따라 했었는데, 덜 익은 노른자가 국물에 섞이며 묘한 맛을 주는 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나중에는 국밥을 일부만 떠서 계란이 담겨 있는 그릇에 담아 섞어 먹기도 했고, 계란을 국밥에 부은 뒤 계란이 어느 정도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계란만 따로 먹기도 했다.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았었는데 노른자를 터트려서 비벼 먹는 것보단 못했다. 난 오랫동안 그 맛을 기억했다. 난 전주비빔..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20. 3. 22. 10:48

레몬, 레몬!

저녁 식사로 솔 뫼니에르를 만들고자 주방에 들어서니 아내가 재료 준비를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무엇이 필요하냐고 묻는 아내에게 버터, 그리고 즙을 짜서 얼려 놓은 레몬을 꺼내 달라고 했다. 난 시중의 레몬즙을 구매하는 대신, 레몬을 직접 짜서 얼음 상자에 얼려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고 있었다. "레몬은 몇 개 꺼낼까?" 아내가 물었다. 난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한 개... 아니, 두 개." 그러자 아내가 두 개를 꺼내다 말고 세 개를 넣자고 제안했다. 난 그러자고 했다. 아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맛이 당긴다고 했다. 며칠 전에 아내는 내게 연어로 파피요트를 만들어 달라고 했었는데, 그 이유도 레몬이 들어가는 음식을 먹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꼭 신맛에 국한되는 건 아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매운 ..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20. 3. 18. 01:46

카푸치노는 오후에 먹지 않아

몇 년 전 로마의 타짜도르 카페에 방문했을 때 난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때는 점심을 넘긴 오후. 당시 나는 이탈리아인들이 오후에는 카푸치노를 마시지 않으며 카페에선 카푸치노를 주문조차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래서 난 망설임 없이 카푸치노를 골랐다. 그런데 바리스타 역시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카푸치노를 만들어 내게 건네주었다. 수많은 관광객이 시도 때도 없이 카푸치노를 주문하는 통에 아침 시간 외에는 카푸치노를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적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탈리아, 특히 로마의 바리스타들은 아무 때나 카푸치노를 주문하는 관광객들의 행동을 분별없다고 여기지만 그래도 주문을 하면 카푸치노를 가져다준다. 엘레나 코스튜코비치의 에는 비상식적인 카푸치노 주문에 화가 난 종업원이 바 뒤에서 들으라는 ..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20. 3. 6. 18:34

통도사, 아내와 금목서

통도사 경내를 구경하던 아내가 감탄사를 보인 곳은 국보인 대웅전도 아니고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담겨 있는 금강계단도 아니었다. 나보다 앞장서서 걷던 아내가 담장 한편에 서서 망연히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기에 따라 올라갔더니 그 너머로 어딘가 익숙한 구조물이 보였다. "아, 이게 금강계단이야?" 난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물었다. 아내가 너무 태연한 태도로 바라보고 있어 그곳에서 그런 보물이 보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우린 바로 전에 아이와 함께 대웅전에 들어가 보았던 터였는데, 대웅전 안에는 불상 대신 가로로 기다란 유리창이 놓여 있었다. 난 대웅전 안에 들어오자 뜀박질 본능이 되살아난 아이에게 주의를 주면서 창문 너머에 있는 게 뭐냐고 아내에게 나지막이 물었다. 아내는 저 너머에 부처님의 진신사리..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20. 1. 11. 23:14

바닷가 산책길

뚜렷한 목적 없이 걸었다. 롤랑이 그랬듯 멀리 떨어져 있는 지중해의 조그만 항구를 매일 아침 걷는 상상을 할 필요는 없었다. 걷고 있는 곳이 바로 바닷가 산책길이었다. 어시장의 비린내도, 어선의 기름내도 나지 않았다. 이곳은 항구가 아니었다. 루키의 마지막 말, "됐어, 이제 마음대로 가렴"처럼 마음 가는 대로 걷는 산책길.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해국도, 그 위를 한가롭게 나는 갈매기도 뚜렷한 이유가 없어 보였으니 어떤 이들은 자연을 닮고자 했다. 바닷가 산책길을 걷는 사람은 무언가를 던져버린 사람들이다. 어떤 이들은 손에서 놓을 생각조차 한 번 해보지 않은 무언가를. 느슨한 끈이 정박지에 매달려 있다. 그는 수면 위에서 자유롭게 흔들린다. 그가 멀리 떠내려갈지, 해변으로 올라와 모래 위에 몸을 누일지 누..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9. 10. 30. 12:08

자랑이랄 게 뭐가 있겠어

한때 아내는 앞으로 식빵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자꾸 이어지는 실패에 손을 들고 만 것이다. 하지만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내가 빵을 만들 때마다 옆에서 이것저것 묻기를 그치지 않더니 홀로 몇 번 도전해 보기도 했다. 아쉽게도 결과는 좋지 못했다. 어느 날 또 거실에서 반죽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무언가를 만드나 싶었다. 한참 뒤 방문을 열고 나가니 빵 덩어리가 보였다. 방문 바로 앞 조리대 위에, 내가 실수라도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는 듯 식빵과 풀먼 식빵과 머핀이 놓여 있었다. 때마침 방으로 쏟아져 들어온 빛은 방문을 지나쳐 렘브란트 조명처럼 식빵을 정확히 비추었다. 이런 조화가 있을까? 균형 잡힌 세 개의 능선, 무너지지 않은 옆면. 멀리서 보아도 발효가 잘 된, 잘 부풀어 오른 식빵이란 ..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9. 10. 11. 13:17

연

내가 어릴 적엔 방패연이라는 게 있었다. 생김새가 방패를 닮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얇은 대나뭇살 네 개 중 두 개를 십자 모양으로, 나머지 두 개를 대각선으로 교차시킨 뒤 그 위에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는 직사각형의 연종이를 바른 것이었다. 방패연 대신 '천원지방'연이라고 불러도 좋을 모양새였다. 전통을 중시하던 때였기에 그때는 대부분 그런 형태였다. 방패연에 흥미를 잃어갈 때쯤 가오리연이 등장했다. 가오리연은 댓살 네 개가 필요한 방패연에 비해 두 개면 만들 수 있었고 크기도 더 작았다. 그래서인지 방패연보다 훨씬 더 잘 난다는 소문이 돌았다. 나도 기다란 꼬리가 휘날리던 가오리연을 사모하게 되었다. 그래서 방패연을 분해하여 얻은 대나무 두쪽으로 가오리연의 살을 만들었다. 연종이는 당시 붓글씨를 취..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9. 7. 14. 23:06

모노레일에 대한 감각

서울의 경의중앙선은 기차처럼 지상으로 달린다. 구간도 한강을 끼고 달리는 곳이 많아 바깥 구경을 하기에 좋다. 하지만 바깥 경치를 구경하는 승객은 거의 없다. 경의중앙선의 탑승은ㅡ특히 서울 구간은ㅡ이동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곳에 될 수 있는 대로 빠르게 도착하여 서둘러 내리는 것이 경의중앙선을 타는 주요 이유이다. 그래서 바깥 경치가 아무리 좋다 해도 휴대전화에서 눈을 떼고 바깥은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른 이유도 있다. 승객들은 거의 매일 같은 구간을 달린다. 매번 보는 풍경이었기에, 혹은 언제라도 볼 수 있는 풍경이기에 굳이 바깥으로 눈을 돌리지 않는다. 의자의 형태도 이동이라는 목적에만 충실하여 바깥을 보기에 어렵게 되어 있다. 의자에 앉아 있을 때 바깥을 보고자 한다면 몸이나 고개를 상..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9. 6. 7. 23:42

고성군 (2) - 남쪽 바다

날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저물어가던 해가 먹구름에 가려지더니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천둥마저 치는 듯했다. 자동차의 전조등에 불이 들어오며 어두운 길을 비췄지만 편도 1차선에 인가도 없는 좁은 시골길을 분간하기란 쉽지 않았다. 난 여자를 살며시 돌아보았다. 여자는 정면을 응시한 채 운전에 집중하고 있었다. 낯선 남자를 옆 좌석에 태운 채 깜깜한 시골길을 달리는 게 두렵지는 않을지 궁금했다. 난 내가 여자가 아니고 그가 남자가 아니라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그녀가 낯설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여자였다면 휴대전화를 켠 채 전화통화를 하는 척 했을지도 모른다. 지금 고성군 시골 주변인데 갑자기 날씨가 변하며 주변이 어두워지더니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며. 그리고 중년의 한 남자가 운전하는 차를..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9. 5. 2. 15:52

밤의 시골집

1.남해군에는 저녁이 돼서야 들어올 수 있었다. 남해군의 3번 국도와 1024번 지방도를 거쳐 19번 국도에 이르는 길은 가로등이 없어 차량의 전조등에 의지해야 했는데, 차를 운전하는 내내 마치 제주도의 어두운 외곽도로를 달리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만 그때와 달리 차에는 나 혼자였다. 오후 7시를 조금 넘겼을 뿐이었지만 달리는 차량도 나 혼자일 때가 많아 때때로 상향등을 켜 먼 곳을 비춰 보아야만 했다. 숙소로 정해둔 남해군의 읍내로 길을 재촉하다 보니 다음날 보러 가기로 한 남해군의 시골집 인근을 지나치게 되었다. 난 유턴을 한 뒤 시골집 인근의 가장 가까운 공영주차장에 차를 댔다. 저녁의 시골집은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했다. 차로 시골집까지 이동할 수 있었지만 밤길을 직접 걸어보고 싶었다. 밤..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19. 4. 1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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