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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한계와 의의

    2019.12.27 by solutus

  • 아동 회화의 추상주의

    2019.08.16 by solutus

  • 가짜 침대, 예술가의 환영

    2019.08.13 by solutus

  • 내 뜻대로 살며 공동체에서 살아남기

    2019.07.09 by solutus

  • 마녀와 종교, 구분 짓기의 종말

    2019.07.03 by solutus

  • 장서의 관리와 목적

    2019.04.11 by solutus

  • 결혼과 여성, 어설픈 조언자들

    2019.04.08 by solutus

  • 조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2019.04.04 by solutus

  • 결정론적 모욕의 시대

    2019.03.04 by solutus

  • 중성화 수술, 너를 위한다는 변명의 문제

    2019.02.02 by solutus

  • 정성의 맛

    2018.06.16 by solutus

  • 칼의 느낌

    2018.06.10 by solutus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한계와 의의

"정신분석은 의식과 정신의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ㅡ 지그문트 프로이트 가끔 몇 가지 이유로 내가 요리하는 장면을 녹화해서 편집하곤 한다. 그렇게 편집된 영상을 보다가 미처 생각지 못한 특별한 장면을 확인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프로이트가 '실수 행위'라고 정의 내린 바 있는 행동이었다. 그때 난 요리 재료 중 하나인 월계수 잎을 집어 들고는 "월계수 잎"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했으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상 편집을 위해 동영상을 돌려보다가 그 장면에서 놀랄 수밖에 없었으니, 난 월계수 잎을 집어 들고는 "올리브 잎"이라 말하고 있었다. 아마 당시 누군가가 나를 보고 '방금 월계수 잎을 보고 올리브 잎이라고 말했다'라고 했어도 난 믿지 못했을 것이다. 난 분명 머릿..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9. 12. 27. 14:42

아동 회화의 추상주의

"부인, 부인께선 잘못 아셨습니다. 이것은 여자가 아니라 그림입니다." ㅡ 앙리 마티스 미술은 무엇일까? 뛰어난 그림은 현실을 얼마나 잘 모사하였는가로 결정되고, 훌륭한 작품은 마치 수수께끼를 풀 듯 다양한 기호로 해석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것은 관람자들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는 교육 방침에 따라 소묘와 정물화로 회화를 시작했고 황금비율의 이론을 습득하였으며 그림 속 거울이나 깨진 도자기를 해석하며 학창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인은 마티스에게 "이 여자는 팔이 너무 길어요"라고 말할 수 있었다. 현대미술이 조롱받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화가가 사람의 인체나 사물을 현실과 조금이라도 다르게 묘사하면 "그 정도는 나도 그리겠다" 혹은 "그..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9. 8. 16. 01:06

가짜 침대, 예술가의 환영

아이가 자신의 책을 몽땅 들고 오더니 한 곳에 쌓아 올렸다. 그러더니 그 위에 앉고는 '의자'라고 말했다. 난 아이에게 폴 오스터의 소설에도 비슷한 사례가 나온다고 알려 주었다. "거기 나오는 주인공은 책으로 의자뿐만 아니라 침대도 만들었어." 그러자 아이는 서둘러 책으로 침대를 만들었고 '나의 조언에 따라' 그 위에 누웠다. 이것은 놀이였다. 책으로 만든 의자는 진짜 의자가 아니며 책으로 만든 침대는 진짜 침대가 아니었다. 아이도 그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는 책으로 만든 의자를 금세 침대로 바꾸어 버렸으며 침대에는 눕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 잠을 청하지도 않았다. 책으로 된 침대는 완성된 지 채 일 분도 되지 않아 제멋대로 흩어져 버렸다. 아이는 책으로 침대를 만들면서도 그것이 침대가 아니라는 ..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9. 8. 13. 11:12

내 뜻대로 살며 공동체에서 살아남기

1. 한 언론에서 "일을 느리게 해서 다 불편하잖아"란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해당 기사의 글쓴이가 환경미화원으로 취직을 했는데 자신이 일을 느리게 하자 선배 환경미화원들이 불편해했다는 내용이었다. 글쓴이 자신은 굼뜨기 때문이 아니라 꼼꼼하기 때문에 일을 오래 하는 것이며 정해진 근로시간을 어긴 적도 없다는 항변을 하고 있었다. 그럼 선배 미화원들은 왜 글쓴이를 불편해했을까? 글쓴이가 볼 땐 자신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선배들이ㅡ정규 근로시간과 상관없이ㅡ임의로 정해놓은 일과시간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선배들은 오전 10시까지 일을 끝마친 뒤 30분 동안 다 같이 TV를 보며 쉬는 걸 규칙으로 삼고 있었는데 자신은 일을 오래 해서 그 시간에 동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선배 미화원들이 '오전 ..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9. 7. 9. 15:11

마녀와 종교, 구분 짓기의 종말

수십 년 전 '마녀 배달부 키키'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알게 되었다. 내용이 꽤 충격적이었다. 어린 여자 아이가 주인공이었는데 그 아이는 마녀였다. 당시 내가 생각했던 마녀의 이미지와 귀엽게 생긴 '키키'라는 이름의 어린 여자 아이는 맞아떨어지는 데가 없었다. 게다가 키키는 빗자루까지 타고 다녔다. 빗자루를 타고 다니는 여자, 그것은 전형적인 마녀의 이미지였다. 당시 내게 마녀는 악마의 또 다른 이름이자 하수인이었다. 백설공주에게 독이 든 사과를 먹이거나 스머프를 잡아 죽을 끓일 생각을 하는 것, 그런 것이 마녀의 행위였다. 그런데 '키키'라는 이름의 마녀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였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귀신, 악마, 마녀는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는 고대..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9. 7. 3. 00:06

장서의 관리와 목적

1.수십 년 전, 난 내가 아끼는 책을 구입하는 즉시 책 겉면에 투명한 비닐을 씌우곤 했다. 머지 않아 귀찮은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한 번 든 버릇을 고치기란 쉽지 않았다. 도통 떨어질 것 같지 않던 그 습관은 이제 사라져 옛일이 되었다. 그래도 책에 아무런 자국을 남기지 않으려는 경향은 여전하다. 난 내 책에 낙서는 물론 밑줄 하나 긋지 않는다. 심지어 책장을 꾹 눌러 넘기지도 않는다. 책장을 침을 발라 넘기는 행위는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여담인데, 요즘도 책장을 넘길 때 손가락에 침을 바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랐다. 손가락이 건조해서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꼭 침을 바를 이유는 없으니, 책장을 넘길 때 손가락으로 책장의 면이 아니라 날 부분을 잡으..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9. 4. 11. 18:39

결혼과 여성, 어설픈 조언자들

1.선사시대의 채집수렵사회는 성별에 따른 분업이 일상화되어 있지 않았다. 여성은 채집을 위주로, 남성은 수렵을 위주로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 하여도 그 작업이 성별에 따라 온전히 분리되지는 않았었다. 채집 위주의 사회였기에 열매 수집 같은 간단한 일은 남녀가 함께 했을 테고, 사냥을 할 때에도 여성은 보조하는 식으로라도 뒤에서 도왔을 가능성이 높다. 아나톨리아 반도의 차탈회이위크 유적지나 괴베클리 테페 유적지에서 발굴되고 있는 유물들도 그런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지금까지의 고고학적 성과와 인류학적 논거에 따르면 인류는 정주 생활, 즉 농경을 시작하면서 분업에 서서히 눈을 뜨게 되었다. 남녀의 분업이 초기 농경사회부터 시작되었는지, 아니면 중농업사회에 들어선 뒤 시작되었는지엔 이견이 있..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9. 4. 8. 00:18

조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1.타인이 무례하게 행동하였을 때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선 안 된다는 의견이 있다. 인터넷 여론은 물론, 최근 출판된 자기계발서에서도 이런 의견을 볼 수 있다. 새삼스러운 주장은 아니다. 수십 년 전의 책에도 쓰여 있었던 내용이다. "약자에게 못되게 굴지 말라, 타인에게 무례하게 굴지 말라." 이것은 인간이 문명화된 이래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규율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애매모호한 문제이다. 무례의 수준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문제는ㅡ항상 그렇듯이ㅡ'정도'이다. 가령 식당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일행이 있다고 해보자. 오늘날 새삼스레 유행하고 있는 금언을 따르자면 소음을 참지 말고 조용히 해달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그런 의도에서 내가 일행에게 다가가 "실내에선 조용히 해주세요"라..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9. 4. 4. 05:46

결정론적 모욕의 시대

1.집 지을 곳을 알아볼 때 흔히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명당이다. 이 자리는 명당이라 집을 짓기에 좋고 어떤 자리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흉지라는 것이다. 조선시대 명리학의 이야기가 아니다. 21세기의 이야기다. 오늘날의 '현대적인' 어떤 건축사무소에서는 풍수지리를 근거로 집 지을 곳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예로 4면이 도로로 둘러싸인 택지는 고립되었으니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아 좋지 않고, 삼거리에 면한 택지는 도로가 건물을 찌르는 모양새라 재산이 급격히 사라지고 비명횡사의 화를 받을 수 있어 좋지 않다고 조언해 준다. 강이 인근에 있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니라서, 강이 둘러싸듯 흘러가는 택지가 길하고 그 반대는 나쁘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이 꼭 말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태교로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려..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9. 3. 4. 17:50

중성화 수술, 너를 위한다는 변명의 문제

1.고양이의 중성화 수술 여부는 하루이틀 논의된 것이 아니다. 워낙 대립이 첨예한 탓에 이 수술은 아직까지도 개인의 선택으로 남아 있다. 인간과 동물의 공존 문제엔 워낙 복잡하고 다양한 사안들이 얽혀 있어 어떤 한 진영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다만 개인적으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자신이 동물에게 가한 어떤 인위적 고통을 무조건적인 좋은 행위로 간주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실내에서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 일정 부류의 사람들이 '고양이의 중성화 수술은 고양이를 위한 선한 행위'라는 윤리적 정당성을 획득하고자 애쓰고 있다. 고양이의 중성화 수술은ㅡ특히 유기 고양이의 경우, 그리고 인간의 입장에서ㅡ어쩔 수 없이 행해지는 면이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근래에 ..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9. 2. 2. 21:12

정성의 맛

내가 쓰고 있는 커피 기계에는 통상적인 에스프레소 추출기가 그렇듯 버튼 하나가 달려 있다. 그 버튼을 누르면 일정 시간 동안 커피가 나오다가 제 스스로 움직임을 멈춘다. 이른바 자동 방식이다. 그런데 그 버튼 외에 다른 장치가 하나 더 있으니, 그건 일반적인 단추가 아니라 다이얼처럼 조절이 가능한 회전식 손잡이이다. 손잡이를 돌리면 그 정도에 따라 분쇄 커피를 누르는 기계의 압력과 시간이 변화하고 그 미묘한 차이가 추출된 에스프레소의 맛에 변화를 가한다. 보통 사람이 맛의 그 미묘한 차이를 느끼기란 쉽지 않다. 우리의 혀는, 그리고 표현력은 쓰거나 달다는 이분법에 익숙해져 있으니 커피를 내리는 사람의 미세한 노력 역시 그 두 구분에 쉽게 굴복해버리고 만다. 황현산 선생은 '귀신들 이야기'라는 수필에서 자..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8. 6. 16. 19:03

칼의 느낌

결혼을 기념하여 찾아갔던 신사동의 한 가게에는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둔 두 점의 칼이 있었다. 칼은 크기가 서로 달라, 하나는 다른 하나에 비해 크기가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액자 옆에는 원래 같은 크기의 칼이었는데 셰프가 2년 동안 열심히 연마하며 사용한 탓에 크기가 반으로 줄었다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그때는 그렇구나 하고 말았다. 기껏 생각한 것이라곤 그 많은 쇳가루는 대체 어디로 갔을까 하는 정도였다. 김애란 소설가의 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칼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나는 칼 그 자체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사실 독자가 칼 그 자체에 관심을 둬야할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른 것들도 보인다. 예를 들어 신사동 가게의 액자에 걸려 있던 칼을 지금의 눈으로 다시 보면, 이 칼은 ..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8. 6. 10.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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