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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몬차식 리소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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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차는 밀라노의 동북쪽에 있는 작은 도시다. 밀라노와의 거리는 꽤 가깝다. 서울로 치면 김포, 광명, 구리시가 그 정도 떨어져 있는데, 바로 이 도시의 리소토를 두고 '리소토 알라 몬체즈', 다시 말해 몬차식 리소토라고 부른다.


몬차식 리소토는 몬차 지방의 전통 소시지를 넣어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몬차 소시지를 구할 수 없었다. 따라서 내가 만든 이 리소토에 몬차라는 이름을 붙이면 몬차 주민들, 아니 이탈리아 주민들이 화를 낼지도 모른다.


"이건 몬차식 리소토가 아니라 그냥 소시지 리소토잖아!"


맞는 말씀이다. 


그래도 밀라노식 리소토와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하얀색을 유지하고자 했다. 밀라노식 리소토는 사프란을 넣어 노란색을 띠지만 난 넣지 않아서 색이 전반적으로 하얗다. 또 골수도 넣지 않았다. 몬차식 리소토는 밀라노식 리소토인 '리소토 알라 밀라네즈'와는 다르게 아주 값비싼 사프란도, 만들기 귀찮은 골수도 넣지 않아야 한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스톡을 넣기 전에 쌀도 잘 익혔고 어쨌거나 소시지를 넣기는 했으니 그래도 몬차식 리소토의 배다른 형제 정도는 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몬차에 사는 다른 형제는 나를 같은 아버지의 자식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소리치겠다.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변명하고자 한다. 사실 몬차식 리소토라고 해도 집마다 약간씩 레시피가 다르지 않은가? 심지어 사프란을 넣는 집도 있던데! 그러면 이 가상의 몬차 주민은 가장 중요한 건 몬차 소시지라고 말할 것이다. 집마다 조금씩 다른 건 사실이지만 몬차 소시지만큼은 들어가야 한다고. 그건 어기면 안 되는 법칙이라고. 


알겠다. 내가 만든 건 몬차 리소토가 아니라 그냥 소시지 리소토다. 둘이 대체 몬차이인지는 몬차에서 직접 느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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