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utus

한국소설을 읽을 때면 난 내가---운이 좋아서---노인이 되었을 때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래서---약간은---겸손해지고 차분해진다. 그러나 그 때에도 난 부모님 혹은 다른 분들이 노인이 되었을 때나 돌아가셨을 때를 상상하지 않았다. 그것은 여전히 내가 어른이 되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1. 6. 18. 22:12

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 슈퍼마켓에 들러 아이스박스 안을 바라본다. 처음보는 이름을 단 상품들이 즐비하지만 결국 내가 고르는 건 돼지바나 수박바 같은 어린 시절에 먹던 것이다. 내게 어린 시절 추억이란 슈퍼마켓 아이스박스에서 꺼내는, 오래전 즐겨먹던 아이스크림과 같다.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1. 6. 18. 22:11

난 인사를 잘 하지 못한다. 우연히 마주쳤을 때 하는 인사가 아닌 일부러 찾아가서 하는 인사. 내가 날 어른으로 느끼지 못하는 건 그 인사를 잘 못하기 때문일 것이고, 그 때문에 난 어쩌면 오래도록 어른이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1. 6. 17. 22:13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면 그 행위는 의식이 된다. 그렇게, 적절한 의미부여는 그 행동을 경건하고 뜻있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의미부여는 그 사람의 행동과 사고를 제약하고 두려움에 떨게 만들며 심한 경우 정신장애마저 일으킨다. 나는 생각한다. 어떤 행동에 대한 의미부여는 자신에게 제한되어야 하며, 상황이 뒤바뀌어 그 의미부여가 나에게 불행을 가져다 줄 경우에는 그 의미를 바꾸어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자신의 내면에서 어떤 고통을 감지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그리고 그 고통이 정신적 장애의 요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면---그는 자신이 스스로 세운 내면의 원칙이 자신을, 심지어 다른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1. 6. 1. 22:27

상대방이 기분 나쁘게 말해도 먼저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 다들 하기 싫어 눈치만 보는 일에 '제가 해드릴게요'라고 말하는 사람, 상대방이 사과를 하기도 전에 먼저 웃으며 아량을 베푸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그런 사람들을 더 많이 보고 싶다. 많이 부족하지만, 나 역시 그런 사람들을 닮고 싶다.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1. 5. 19. 22:28

About ten years ago, I said to my cousin to add my homepage to his favorites showing him it. It was not long after I made my website, and so it just had poor content, but I thought he would add it readily; because he was my cousin! Do I need another reason? But contrary to my expectation he didn't. He said, "why should I do it? There are nothing to read." Yeah, it was true. Kinship didn't solve ..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1. 5. 15. 14:17

독선에 빠지는 사람들은 대개 선한 사람들이다. 선한 그들은 선과 악에 대한 구별이 뚜렷하고 자신에게 맞지 않은 사람들에게 자비롭지 못하며 잘 배격한다. 그들은 선하지만 자신이 옳다고 믿기에 자신의 잘못도 잘 인정하지 못하고, 남들의 생각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기에 잘 변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선하지만 성인은 아니며 합리적이지만 현자도 아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어디에나 비판받을 면이 있음에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강인한 벽으로 그것을 튕겨내버린다. 선하면서도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을 찾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들은 선하다. 하지만 언제나 고독하다.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1. 5. 14. 22:29

누구나 사랑을 하지만 그 사랑의 크기가 모두 똑같지는 않다. 누구는 10만큼의 사랑을 하고 누구는 100만큼의 사랑을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은 1000만큼의 사랑을 한다고 생각한다. 살면서 저지르게 되는 크나큰 잘못이 때론 크나큰 사랑을 알게 하는 시작이 되기도 한다. "어떤 채권자에게 두 사람의 채무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오백 데나리온을 빚졌고 다른 사람은 오십 데나리온을 빚졌다. 이 두 사람이 다 빚을 갚을 수 없어서 채권자가 모두 빚을 없었던 것으로 해 주었다. 그러면 둘 중에 누가 더 채권자를 고맙게 여기겠느냐?" 시몬이 대답했습니다. "더 많은 돈을 면제받은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옳게 판단했다. (...) 이 여자의 많은 죄가 용서되었다. 이는 이 ..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1. 5. 4. 22:30

오랫동안 나는 비평이란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고민해 보았다. 하지만 어떤 미사여구를 붙여보아도 그 행위는 종교나 도덕 앞에서는 힘을 잃고 말았다. 인자하고 자애로운 표정을 한 현자가 문학, 예술, 또는 인물평론을 하는 것을 상상하기는 너무나 어려웠다. 내 앞에서 그들은 그저 인자하게 웃었고, 황희 정승처럼 '너도 옳고 그도 옳고 당신도 옳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비난이 되기 쉬운 비평이 윤리를 만났을 때, 비평은 순식간에 죽어버리고 말았다.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1. 4. 29. 22:30

오늘 꾼 꿈 속의 일이다. 세 명의 남자가 황무지 비슷한 곳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 셋은 길을 가면서 많은 일들을 겪었다. 누군가를 만났고, 누군가를 도와주었으며, 궁금한 것이 생기면 누군가에게 물었다. 그 세 명 중 두 명의 역할은 자기가 지나온 모든 곳을 하얗게(밝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 둘이 지나온 땅은 저절로 하얗게(밝게) 변했다. 꿈의 내용으로 비추어 보았을 때 그들도 그 이유를 몰랐던 것 같다. 내가 놀랐던 부분은 그 꿈을 진행시켜가던 한 내레이터가 마지막 문구를 이야기했을 때였다. 그들이 세상의 끝에 도달하자 내레이터는 얘기했다. "그리하여 그들 중 한 명은 '내일'이 되었고, 나머지 한 명은 천둥의 신이 되었다." 그리고 거기까지 '들었'을 때, 난 놀라며 잠에서 깼다.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1. 4. 22. 22:31

내가 어릴 적, 어른들은 자신들이 어릴 때는 강가에서 헤엄을 치고 놀았다고 했다. 요즘의 상황을 보면, 언젠가 아이들에게 '우리는 비나 눈을 맞으며 돌아다닌 적도 있다. 심지어 바다에서 수영을 하기도 했지'라고 말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1. 4. 7. 22:31

Sometimes I meet some women who are thinking of writers or novelist as wise men, or even God. Those women look forward to seeing an aura of wisdom behind his head. But those men are just normal people. They just have the ability to express the beauty that suddenly occurred to him and have a short interval of time for thought. Their thought or writing might be different from their act because the..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2011. 4. 7. 1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