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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2008.04.26 by solutus

  • 기억하는 것들

    2008.03.30 by solutus

  • 용해도

    2008.03.03 by solutus

  • 과거, 탄생, 그리고 정월 대보름

    2008.02.20 by solutus

  • 주는 손과 빼앗아가는 손

    2008.02.20 by solutus

  • 인생은 5천 쪽으로 이루어진 책

    2008.02.08 by solutus

  • 고흐 그리고 별

    2008.02.03 by solutus

  • 종 모양의 유리그릇

    2008.01.27 by solutus

  • 별이 빛나는 저녁

    2008.01.24 by solutus

  • 깊은 슬픔

    2008.01.22 by solutus

  • 담배의 맛

    2008.01.04 by solutus

  • 지하철

    2007.12.16 by solutus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1. 김별아 씨의 산문집은 그런 인용구로 시작하고 있었다. 열 살은 문제가 아니었다. 스무 살도 대개는 꿈으로 빛났다. 하지만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눈을 뜨려 할 무렵 찾아오는 서른은 경고장처럼 날아든다. 꿈, 실패, 낭비할 수 있기에 아름다웠던 젊음은 이제 지나가버렸다는 선언이 내려진다. 시간은 언제나 냉혹한 법. 사람들은 다시 을 외치기 시작한다. 난 내가 나에 대해 너무 많은 것들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이 흔히 그런 것처럼 나 역시 너무 자신의 이야기만 하려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서른이 다 되도록.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정말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일까, 하고. 많은 이들은─그의 친구와 마찬가지로─서른 살이 찾아올 무렵 자신의 안부를 물어오는 옆 친구에..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08. 4. 26. 14:23

기억하는 것들

누구의 인생에도 가정과 후회는 있다. 가령 그때 그걸 했더라면, 그때 그 사람을 만났더라면, 혹은 헤어졌더라면 하는. 살면서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느낌을 받는 그런 날, 사람들은 작은 영화관에서 홀로 영화를 보거나 조용히 걷거나 커피를 마시며 소설책을 읽는다. 어떤 이들은 술을 마시기도 할 것이다. 한때 나는 우울한 날씨를 좋아했다. 곧 비가 내를 것 같은 그런 날씨. 그때 난 구름 한점 없이 해만 높이 떠있는 날을 꺼려하곤 했었다. 태양 아래 서 있으면 사람들 앞에 내가 너무 드러나는 것 같았고, 난 그런 느낌을 받고 싶지 않아 건물의 통로를 이용해 걷곤 했다. 난 차가운 회색빛 벽과 침침한 형광등 불빛을 좋아했다. 그때의 난 새벽에 걷는 걸 좋아했고 락, 하드코어 밴드, 유명한 드러머들의 이름을 스승..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08. 3. 30. 16:10

용해도

어느 날 어떤 이가 내게 물었다. 콜라에 얼음을 넣으면 왜 기포가 발생하느냐고. 차가운 얼음이 콜라에 들어가면 물의 온도가 낮아져 용해도는 높아져야 하는데 왜 기포가 발생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과거 그것에 대해 두 번에 걸쳐 잠깐 동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가 또다시, 마치 처음 물어보는 것처럼 그것을 다시 물었을 때─나는 콜라와 얼음이 아닌 우리 사이의 용해도를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우린 서로에게 얼마나 용해되었을까? 무엇이 우리의 용해도를 높일 수 있을까? 우리는 이미 포화상태일까, 아니면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을 녹여낼 수 있을까? 그는 금세 커피를 다 마셨다. "난 원래 빨리 마셔." 커피의 겉포장지를 뜯으며 그가 말했다. 그래서 나도 내 컵에 반 정도 남아있던 커피를 얼..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08. 3. 3. 16:43

과거, 탄생, 그리고 정월 대보름

내일 21일은 음력상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이다. 그래서 오늘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난 고개를 돌려 동쪽 하늘에 뜬 달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달은 약간 이지러진 모습을 한 채 지구의 그림자를 완연히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 달은 오늘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려 하고 있었다. 누군가 창조는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우리가 어머니의 몸에서 빠져나온 순간 "이미 태어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탄생 그 자체 뿐만 아니라 그것의 시작과 끝조차도 쉽게 정의 내릴 수 없기에 난 그 무엇이든 여전히 탄생하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탄생이란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는 순간, 혹은 태아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와 탯줄이 잘리는 그 순..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08. 2. 20. 16:53

주는 손과 빼앗아가는 손

제가 죽음을 최초로 목도한 순간은 어머니와 함께 간 시장에서였습니다. 어린 시절, 전 종종 어머니와 함께 시장엘 가곤 했었습니다. 제 또래 다른 아이들은 어머니와 시장에 가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았으나 온갖 신기한 것들을 구경한다는 목적이 있던 저로써는 그게 즐겁게만 느껴지곤 했습니다. 장날이 되면 사람들로 북적한 시장 한쪽에는 평소엔 볼 수 없었던 병아리와 강아지들이 놓여있곤 했습니다. 다른 한쪽에선 신기한 나물들이 팔리고 있었고 또 다른 한쪽에선 흰 장갑을 낀 아저씨가 뻥뻥 소리를 내며 다양한 모양의 튀밥을 만들고 계시곤 했지요. 전 언제나처럼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신기한 세상 구경을 하곤 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닭요리를 해주시겠다는 어머니를 따라 작은 양계장에 들어간 일이 있었습니다. 거기엔..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08. 2. 20. 16:12

인생은 5천 쪽으로 이루어진 책

고향으로 떠나기 전, 내 손엔 6권의 책이 들려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들렸던 서점에서는 3권의 책을 샀고, 집에서 서울로 다시 돌아올 때는 책장에서 2권의 책을 또 뽑아 들었다. 그래서 11권의 책이 돌아오는 내내 내 곁에 붙어있었다. "그것도 일종의 정신병이래." 책들로 가득한 종이 봉투를 보며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인간은 누구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데요." 난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고향까지 가는데 버스로 6시간이 걸렸고 난 그 시간 내내 책을 읽었다. 예전 같았으면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책을 읽는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읽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난 금세 구토를 하고 말았을 테니. 하지만 이젠 아무렇지도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난 차 안에서 책을 봐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래서 ..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08. 2. 8. 16:19

고흐 그리고 별

"시인, 음악가, 화가……. 그 모든 예술가들이 불우하게 살았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 이건 영원히 되풀이되는 물음을 다시 묻게 한다. 우리는 삶 전체를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죽을 때까지 삶의 한 귀퉁이밖에 알 수 없는 것일까? (…) // (…)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때 묻곤 하지. 왜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된 검은 점에게 가듯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 /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증기선이나 합승마차, 철도 등이 지상의 운송 수단이라면 콜레라, 결석, 결핵, 암 등은 천상의 운송 수단인지도 모른다." 1)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천문학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고흐는 밤이 되면 ..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08. 2. 3. 16:21

종 모양의 유리그릇

오랜만에 세 번째 블로그(이 블로그는 비공개 블로그다)에 접속했다. 안부게시판을 보니 한 여학생이 글이 남겨져 있었다. 그 여학생은 자신은 여전히 정신 없이 바쁜 하루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유학 준비 중인 그녀는 스터디에 학원에 숙제까지 해야했지만 자신은 그 바쁨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꿈을 향한 비상은 언제나 즐겁고 아름다우니. 문득 몇 년 전 대치동에 살던 때가 생각났다. 그때 나는 학원과 스터디만을 전전했었다. 스터디 팀장까지 맡고 있었기에 더욱 열심이었는지 모른다. 잠잘 시간마저 부족한 하루였지만 마음만은 행복으로 충만해 있었다. 학원 독서실 문 앞에서 줄 서 기다리던 새벽, 그땐 그 학원의 싸한 실내 냄새마저도 행복하게 느껴졌었다. 스터디를 할 때 스터디생들의 그 꿈..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08. 1. 27. 16:24

별이 빛나는 저녁

저녁 먹는 내내 너무 피곤했던 나는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려던 생각을 바꾸고 술 한 잔만 딱 비운 채 돌아갈 결심을 했다. 다른 분들을 먼저 볼링장으로 밀어넣고 한 분에게만 너무 피곤해서 자러 가야겠다고 슬쩍 말한 뒤 돌아왔다. 사실이었다. 난 저녁 먹는 내내 잠을 청하고 싶을 정도로 피곤한 상태였다. 돌아오는 길의 바람은 무척 차가웠다. 어깨를 움추린 채 걸으며 내일부터는 목도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득 하늘을 바라보곤 공기가 무척 맑음을 알았다.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밤하늘을 계속 바라보니 암순응이 일어나며 하나 둘 별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차부 자리인지 쌍둥이 자리인지 모를 별들이 어슴프레 빛났다. 쌍안경을 빨리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망원경을 살 생각을 작년부터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08. 1. 24. 14:24

깊은 슬픔

1. 그녀의 반향 나의 태도는 다분히 반향적인 것이다. 그렇기에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냉정한 상대를 대할 때면 나타나는, 결코 사라질 수 없는 그 무엇이 된다. 그래서 나는 테레사가 토마스에게 한 이 말을 이해한다. "당신이 약하길 바라요. 당신도 나처럼 약하길 바라요." 그렇다. 냉정해지는 것은 어렵다. 그리고 냉정해지기로 결정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자신과 함께 하지 못하는, 혹은 함께 할 수 없는 누군가를 생각할 때 나타나고, 그 누군가의 냉정함은 서로가 함께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그를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심어버린다. 유일무이한 사랑의 감정이 없어도 될 것 같았던 그 강인함, 그리고 자유를 너무나도 사랑한 나머지 차가움마저 느껴지던 그 냉정함이 사라져..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08. 1. 22. 16:26

담배의 맛

담배 케이스 뚜겅을 연다. 그러자 담배에 첨가되어 있는 감미료의 특유한 향이 조금씩 흘러나온다. 담배를 한 개비 꺼내 입에 물고 라이터를 켠다. '착'하는 소리와 함께 작은 불길이 솟아 오른다. 그 불길을 손으로 살짝 감싸쥐며 담배로 가져간다. 불길의 따스함과 타들어가는 담배종이 소리가 묘한 운치를 더한다. 기도를 지나 폐부에 전해지는 연기가 몸을 나른하게, 그리고 동시에 차분하게 만든다. 아마 저 여자 분도 그랬으리라. 7년 전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나는 커피숍을 빠져 나오며 보았던 한 여자를 생각한다. 그녀의 한 쪽 손엔 담배가 들려 있었고, 그것은 주변에 대한 아무런 의식 없이 입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그녀의 폐에서 빠져나온 한 모금의 연기가 다시금 공기 중에 퍼졌다. "저렇게 몸 함부로 굴리는 ..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08. 1. 4. 16:29

지하철

1. 지하철 안에 들어선다. 읽을 만한 것을 가지고 있지 않던 나는 눈을 둘 곳이 없어 몇몇 전동차 광고와 지하철 선로 설명판을 바라본다. 그러다 옆에 앉아 있던 한 사람에게 우연히 눈이 머문다. 그는 책을 읽고 있었고 그 옆자리는 비어 있었다. 나는 얼른 그 옆에 앉아 책을 훔쳐본다. 읽어보니 수필집이었고 내용 또한 아름다웠다. 하차해야 할 역이 가까워지자 난 망설임 끝에 묻는다. "이 책 제목이 뭔가요?" 그는 나를 슬며시 바라보더니 책 표지를 보여준다. 피천득,『인연』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그 책을 아직도 제대로 보지 못했음에 괜스레 부끄러워진다.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말을 남기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2. 공연을 보다말고 나와 길을 걷는데 동생에게서 연락이 온다. 회사를 그만 두었다고 ..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2007. 12. 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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