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인내는 별개의 것일까? 이언 매큐언의 "체실 비치에서"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사랑과 인내가, 그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만 했어도, 두 사람 모두를 마지막까지 도왔을 것이다." (197쪽) 사랑과 인내가 별개라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인내할 수는 없는 그런 상황에 언제든지 빠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즉, 두 남녀가 자신들 사이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난 어떤 문제를 견딜 수 없어하는 동시에 서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리하여 인내하기보다는, '이제 모든 게 끝장이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라고 말하고는 '그럼에도 널 사랑해'라고 덧붙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신이 말씀이라고 여겨지는 한 책에서는 인내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고린도전서 13장 4절) 사랑은 오래 참는 것, 즉 인내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다시 말해 인내할 수 없다면 그것을 사랑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때, 당신이라면 그 말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겠는가? 나의 마음은 후자이다. 그러나 행동은 언제나 전자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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