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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의 지구돋이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13. 2. 1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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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thrise, taken on December 24, 1968, by Apollo 8 astronaut William Anders. Wikipedia.


위 사진은 지구와 달을 함께 찍은 사진 중 가장 유명한 사진이다. 나 또한 이 사진을 여러 곳에서 자주 보아 왔는데, 지금껏 위 사진과 동일한 사진을 보아왔던 것인지, 아니면 비슷한 형태의 다른 사진을 보아왔던 것인지 구분할 자신은 없다. 아폴로 우주선은 여러 대가 발사되었고, 그때마다 이런 형태의 사진, 즉 달 궤도를 돌면서 지구를 찍은 사진을 여러 번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형태의 사진들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내용으로 전달되곤 했다.[각주:1] 이미지들이 비슷해보였기 때문에 동일한 사진인 것으로 소개되곤 했던 것이다. 설을 맞는 새벽,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출판한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1000가지 사건>이라는 책을 읽다가 다시 보게된 이 사진(373쪽)을 계기로 난 궁금증을 풀어보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위 사진은 아폴로 8호에서 빌 앤더스(Bill Anders)가 찍은 '지구돋이'로, 지구돋이 사진 중 가장 유명한 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흔히 알려져 있는 것처럼) 인간이 찍은 첫 지구돋이 사진은 아니다. 이 사진의 유명세는 크게 다음 세 가지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첫째로 지구의 아름다움, 둘째로 그 사진이 찍힌 날짜(1968년 12월 24일, 즉 크리스마스 이브)의 특별함, 마지막으로 '첫 지구 사진' 또는 '첫 지구돋이 사진'이라는 기념비적 사실이 그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내용은 잘못되었다. 최초의 지구돋이 사진은 달 주변 탐사선인 'Lunar Orbiter 1'(1966년 발사)이 찍은 흑백사진이며, 인간이 직접 찍은 최초의 지구돋이 사진이라는 역사적 사실은 위 사진을 찍기 직전에 찍었던 흑백 사진이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위 사진은 '인간이 직접 지구돋이를 찍은 최초의 컬러사진'이라고 말해야 정확한 셈이다.

덧붙여 말하면 지구돋이, 즉 지구가 달 표면에서 떠오르는 모습은 사실 달의 지표면에서 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우리가 항상 달의 한쪽 면만 보게 되는 이유와 관계가 있다. 따라서 달 표면에서 지구를 보면 지구는 제자리에 서서 느리게 돌아가는 팽이처럼 보일 것이다(상상해보면 참 놀라운 광경이다). 즉 위 사진은 달 표면이 아니라 달 궤도에서 찍은 사진이다.



  1. 2013년 2월 현재, 위키피디아 한글판 역시, 위 사진이 지구돋이를 찍은 최초의 사진이라는 잘못된 소개를 하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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