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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들어 본 곰보빵, 곰보빵이라는 이름의 문제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19. 8. 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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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곰보빵을 만들어 보았다. 곰보빵은 빵 반죽 위에 쿠키 가루(소보로 가루)를 올려 구운 것이다. 빵 반죽과 쿠키 가루 모두 버터와 설탕이 많이 들어가 단맛이 많이 난다. 

 

 

2.

사실 곰보빵 대신 소보로빵이라는 말이 훨씬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런데 소보로빵은 표준어가 아니다. 표준어는ㅡ놀랍게도ㅡ곰보빵이다. 놀랍다고 한 이유는 곰보라는 단어 때문이다. 곰보의 뜻을 안다면 빵이라는 일상적이고 친숙한 단어에 쉽게 붙여 사용할 수가 없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은 곰보빵을 표준어로 삼았다. 소보로가 일본어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대체어를 곰보로 정한 것엔 문제가 있다. 곰보는 해당 장애를 가진 이를 낮잡아보는 표현인데 그런 비속어를 음식에 붙여두니 거부감이 인다. 표준어가 곰보빵이기에 글을 쓸 때 그를 따르고 있지만 이 용어를 쓸 때마다 어색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입에도 잘 붙지 않는다. 국립국어원은 일본어투 용어뿐만 아니라 장애인을 낮추어 부르는 용어 또한 순화시킬 필요가 있다. 국립국어원은 자신들이 제시한 순화어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는 이유를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소보로빵이 일본어투라고는 하지만 정작 일본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소보로빵이 없다. 소보로빵과 비슷한 것으로 멜론빵(메론빵)이 있다. 일본인들 스스로 소보로빵이라고 부르는 게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소보로빵과는 모양새에 차이가 있다. 일본인들도 우리나라에 왔다가 소보로빵을 보며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므로 순화어의 선정에 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3.

빵 반죽 위에 쿠키 가루를 붙이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가루끼리 뭉치는 성질이 있어서 원하는 두께로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쿠기 반죽을 빵 반죽에서 떼어낸 뒤 가루로 만들어 덧붙이는 작업을 반복해야 했다. 레시피는 제빵기능사의 지침을 따랐다. 다만 분유는 굳이 넣지 않았으며 마가린과 물엿 대신ㅡ트랜스지방과 GMO 이슈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ㅡ버터와 쌀엿을 썼다. 반죽 분할은 일부러 크게 하였다. 또한 제빵기능사의 곰보빵 레시피는 내 기준에서 너무 달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음번엔 설탕량을 줄이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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