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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잎꿩의비름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18. 10. 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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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잎꿩의비름. 서울, 2018.10. 4.


아내가 식물을 하나 들여왔다. 이름은 둥근잎꿩의비름. 한글로 되어 있는 데다가 '꿩'과 '비름'이라는 단어가 있어 운치 있게 들린다. 우리나라의 야생화이자 특산종이며 대한민국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2급 식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둥근잎꿩의비름이 일본과 러시아에 분포하는 꿩의비름과 같은 속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또 멸종위기 등급에서는 2012년에 해제되었기에 이제 아주 특별한 식물로 취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꼭 희귀해야만, 우리나라에 자생해야만 특별한 취급을 받는 것은 아니다. 살아 있다는 것, 이처럼 꽃을 피운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일이 아닌가. 작은 꽃들이 촘촘히 모여 별처럼 보라빛 잎을 벌린 뒤 그 안에서 바깥으로 노란 수술을 내미는데 그 형상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잎도 둥글고 꽃들이 모인 형태도 둥글다. 밤하늘에 구상성단이 있다면 지상에는 둥근잎꿩의비름이 있고, 밤하늘에 인류의 반짝이는 폭죽이 있다면 지상에는 다시 둥근잎꿩의비름이 있다 할 것이다. 구상성단은 망원경이 있어야 하고 폭죽은 찰나의 시간이다. 이 꽃은 이곳에 여전히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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