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일 년, 설악산에서 일 년을 머물다가 4년 전인 지난 2012년, 2년 만에 다시 서울의 한영숙 검도관으로 돌아왔을 때 도장 바닥의 상태를 보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못 보던 사이 도장 바닥에 여러 문제가 생겨 바닥 일부분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그 부분을 피해 그럭저럭 운동할 수 있긴 했으나 그래도 불편했던 건 사실이었다. 그런 문제 때문에 드디어 도장의 바닥 공사를 하게 되었다. 여러 관원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공사였다.
제일 먼저 도장 내부의 짐을 모두 옮긴 후 간단히 청소를 했다. 그 후 기존 바닥 위에 붉은 색이 도드라진 일반 합판을 올려 문제가 있던 기존 나무 바닥을 덮은 뒤 다시 그 위에 실제로 사용할 미송 합판을 부착했다. 이 작업은 제일 아래쪽에 있는 모래가 위로 올라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무판들을 교차시켜 쌓아 올리며 진행됐다. 바닥 나무는 하얀 색의 오공 본드, 그리고 색을 미루어 보건대 녹이 슬지 않도록 아연 도금을 한 것으로 보이는 나사못을 이용해 고정했다. 일부 옹이가 나간 곳은 (과거 흔히 '빠데'라고 불렀던) 퍼티를 이용해 메웠고, 나사못을 박아 손상된 원목은 사포를 이용해 곱게 마무리했다.
마지막 작업은 페인트칠이었다. 유성 우레탄 페인트에 시너(신나)를 섞은 뒤 롤러를 이용해 바닥을 칠했다. 나는 시너를 섞어야 하는 유성 페인트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기 때문에(난 어려서 심한 천식을 앓았다) 칠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최근엔 유성의 장점을 갖춘 수성 친환경 페인트가 속속 출시되고 있지만 역시 가격이 문제였다.
이 모든 작업들은 많은 관원분들의 자발적인 참여 하에 이루어졌다. 멋진 일이다. 이렇게 해서 도장 바닥 공사가 거의 완료되었고, 페인트가 다 마른 다음 주엔 새 바닥에서 운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촬영: 정동주(첫 번째), 이승림(세 번째), 이승엽(마지막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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