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을 교환해야 할 때가 되어 정비소(공임나라)에 들러 일부 부품을 교체했다. 교체 대상은 엔진 오일, 브레이크 액, 연료 필터, 배터리였다.
1.
연료 필터는 전체를 교체하기엔 아직 주행거리가 짧기 때문에 카트리지만 교환하기로 했다. 정비소 사장님은 연료필터 앗세이를 교환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셨다. 부품의 일부만 교체하다보면 아무래도 누액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 그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희박한 확률 때문에 연료필터를 통으로 교체하고 싶지는 않았다. 잠시 고민하다가 8만 킬로쯤에 앗세이를 교체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장님 입장에선 아무래도 카트리지 교환보다는 앗세이 교체가 더 수월하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때마침 배터리를 같이 교체했기 때문에 그나마 연료 필터 교체가 수월하셨을 것이다(연료 필터를 빼려면 먼저 배터리와 ECU를 분리해야 한다).
2.
배터리도 교체를 했다. 사실 더 쓸 수 있는 상태이긴 했다. 재작년부터 겨울에 일주일 이상 차를 운행하지 않으면 배터리가 방전되곤 했으나 긴급출동 서비스로 충분히 커버가 되었고, 정 걱정이 되면 한 번씩 차를 몰고 나가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워둔지 며칠만 지나면 자동으로 꺼져 있는 블랙박스도 그렇고, 조금 더 쓸 수 있다고 버티는 것보단 새것으로 교체하는 게 마음이 편했다.
예전에 바이크를 타고 다닐 때는 내가 직접 배터리 교체를 하기도 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배터리가 방전이 되면 바이크에서 배터리를 분리한 뒤, 직접 만든 충전기를 이용해 집에서 충전을 했었다. 지금은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직접 하면 재미있는 경험이 되긴 하겠지만, 이제 구경하는 걸로 만족하자.
3.
엔진 오일은 처음으로 합성유를 사용했다. 합성유의 종류가 워낙 많아서 무엇으로 해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여러 의견을 종합해본 끝에 굳이 고급 100% 합성유를 쓸 필요는 없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같은 엔진 오일 사용자이더라도 소음, 진동, 고속주행 시의 추진력 등에 대한 평이 사람마다 워낙 다르니, 결론은 그냥 가성비를 따지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무난한 국산 엔진 오일인 킥스파오 5w30으로 정했다. VHVI 기유 기반으로 스포티지에 맞는 B4, C3등급 만족을 만족하고, 가격도 무난했다. 사실상 100% 합성유라는 것은 없다는 것과 PAO 기유에 대한 기대감이 깨지고 있는 현실도 선택에 한몫을 했다. 여기저기에서 자랑하고 있지만 사실 '100% 합성유'라는 표현은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100% 사과 쥬스라는 의미가 사과 100%를 의미하지 않듯이 말이다.
4.
브레이크 액은 보쉬의 dot4 등급으로 교체했다. dot4 등급은 워낙 대중적이고 또 합리적인 선택이라 달리 고민할 게 없었다.
내가 방문한 정비소는 공임나라였는데 엔진 오일 교체 견적을 실제보다 조금 더 많이 불렀다. 그걸 미리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해당 정비소를 찾아가 사장님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렇게 직접 물으니, 사실 사용자가 직접 부품을 사오는 것에 비하면 자기에게 이득이 조금 남는다고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다. 우선 숨기지 않는 그 솔직함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일일이 쇼핑몰에서 주문한 뒤 그걸 직접 가지고 가야하는 수고(엔진 오일을 교체하려면 오일뿐 아니라 에어 필터와 오일 필터까지 따로 주문해야 한다)를 생각하면 약간의 추가 비용이야 감수할 만하다는 생각도 했다. 어쨋거나 다른 부품 교체도 만족스러웠고, 잔유 제거라는 기본 서비스 외에 엔진룸 청소에 엔진 코팅 첨가도 서비스로 받았으니. 앞으로 단골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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