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일본 검도장의 특색과 회비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16. 7. 24. 16:27

본문

1.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기회가 되면 근처의 검도장을 찾아가곤 한다. 그간 교토와 나하에 있는 검도장을 몇 번 방문했었는데 도장의 구조, 예법, 가르치는 방식 등이 우리나라 검도장과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이렇듯 겉으로만 보면 우리나라 도장과의 큰 차이를 느끼기가 쉽지 않은데, 이것은 대한검도회나 전일본검도연맹이 국제검도연맹(FIK)에 동일하게 소속되어 있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운영 방식을 보면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먼저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검도관[각주:1]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검도를 배울 수 있는 여건이 많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시나 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센터에서 검도를 배울 수 있기는 하지만 저변이나 기회가 넓지는 않다. 반면 일본은 검도관뿐만 아니라 일반 학교에서도 검도를 가르치고 있으며 각 경찰서의 체육관에서도 일반인이 검도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또한 일반인들끼리 체육관을 빌려 검우회 형태로 운영하는 클럽도 많은 편이다. 심지어 사찰에서 검도장을 운영하기도 한다.



2.

일본 검도장의 회비는 크게 검도장을 처음 들어갈 때 내는 입회비와 매달 내는 월회비, 그리고 후원회비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의 검도 클럽, 검도관, 검우회 등마다 이 비용을 받는 형태와 금액은 모두 다르다. 다만 비슷한 점이 있다면 보통 월회비와 후원회비를 합한 금액이 월 5~6,000엔을 크게 넘지 않는다는 점이다(물론 도장마다 차이는 있다). 


전일본검도연맹에 소속되어 있는 도쿄도 내의 도장을 예로 들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먼저 우리나라의 검도관과 비슷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즉 검도 전용 도장을 가지고 있는 '준세이칸[純正館]'은 월회비라는 명목의 금액을 받지 않고 있다. 대신 후원회비와 보험료 등을 합한 비용을 매달 받고 있는데 이 금액이 일반 성인의 경우 매달 약 6,000엔이며, 학생의 경우 매달 약 5,000엔이다. 검도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도장이기 때문에 수업도 자주 있는 편이다.


역시 도쿄도 내에 있는 '요츠바[四葉]' 검도 교실은 나카노 구립 중학교의 체육관을 빌려서 활동하는 클럽 형태의 도장이다. 운동 횟수는 매주 2번으로 적은 편이며 따라서 회비도 저렴하다. 월회비 없이 입회비와 연회비를 받고 있는데 이 또한 나이와 단에 따라 차등 부여를 하고 있다. 즉 고등학생 이상의 유단자들은 입회비가 3,000엔이며, 그 이하의 학생들의 입회비는 2,000엔이다. 그리고 월회비를 받지 않는 대신 연회비를 받고 있는데, 일반인으로 3단 이상인 경우 연 10,000엔, 대학생이면서 3단 이상일 경우엔 연 5,000엔을 내면 된다. 


이렇게 나이 또는 단에 따라 회비를 나눌 경우 단이 높을수록 회비를 적게 내며, 일반 성인에 비해 학생의 회비를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한다.



3. 

일본 도장의 특색 중 하나는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검도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도장이라 하더라도 다양한 목적을 위해 해당 도장을 다른 단체에 개방한다는 점이다. 도쿄도의 세이도 검도관이 그런 경우인데, 이 도장은 한 번 운동하는 데 300엔, 월회비로 2,000엔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검도관과 비슷하다. 그러나 검도로 할당된 시간 이외에는 다른 운동이나 체조를 할 수 있도록 도장을 대여하고 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대여 비용은 1시간당 2,000엔에서 3,000엔 사이로 시간대별로 다르게 책정되어 있다.


심지어 이 도장은 숙박업까지 겸하고 있어, 한 사람당 2,500엔을 내면 도장에서 하룻밤 동안 머무를 수 있다. 또한 '사무라이 체험'이라는 프로그램을 외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중이다. 2시간에 2,000엔으로, 도복과 호구를 입은 체험 참가자에게 호흡, 걸음걸이, 예법, 연습법 등을 가르쳐 준다.


비슷한 것 같지만 이렇듯 살짝 들여다 보면 한국과 일본 도장의 차이점이 드러난다. 서로 본받을 만한 상이한 장점이 있다면 각 나라의 도장 여건에 맞게 취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하다. 



4.

아래 사진은 4년 전 교토 방문 시 찾아갔던 '묘카쿠지도조[京都妙覚寺道場]'의 모습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찰 내부에 있는 검도장이다. 묘카쿠지에서 불도수행을 하던 검도 사범이 어떤 일을 계기로 사찰 관계자에게 검도를 가르치게 되었는데, 초기에는 사찰 복도나 마당에서 수련을 하였지만 시간이 지나 점차 수련생이 늘게 되어 마침내 경내에 도장이 생기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형태의 도장이다.




교토의 묘카쿠지 경내에 자리한 검도장. 2012. 8. 9.



  1. 편의상, 검도장 중에서도 검도만을 위한 전용 훈련 장소를 갖춘 곳을 검도관이라 지칭하였다. [본문으로]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