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레더의 윗부분은 둥그스름한 형태를 띠고 있다. 그래서 모두 엇비슷해 보이기 때문에 레더 산호만 키우는 사육자들은 그 모습에 쉽게 식상함을 느끼곤 한다. 길쭉한 모양이 손가락을 닮았다고 하여 '핑거'라는 별칭이 붙은 핑거 레더는 그 형태가 키우기 무척 까다로운 아크로포라를 닮았기 때문에 레더 위주의 산호를 키우는 사육자들에게 관심을 받곤 한다. 하지만 그 관심은 대개 오래 가질 못하는데, 핑거 레더는 다른 레더와는 달리 외부의 모습이 자주 바뀌기 때문이다. 구매하기 전에 본 핑거 레더는 마치 중국 황석채의 봉우리들처럼 하늘을 향해 삐쭉이 솟아있었는데, 자신의 수조에 넣고 나면 레더의 '핑거' 부분이 제멋대로 늘어지고 휘어져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초보 산호 사육자는 관심을 재빨리 접은 뒤 다른 곳에 팔아버리거나, 그도 아니면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빛도 잘 안들어오는 구석에 방치시켜버리곤 한다. (우리가 자녀와 주변인에게 보내는 기대와 관심도 이와 같지 않은가?) 하지만 좋은 자리에 놔둔 뒤 오랫동안 키우다 보면 이 레더가 꽤 그럴듯한 형태로 자신의 몸통을 위쪽으로 치켜세울 때가 있다. 그것도 꽤 긴 시간 동안 말이다. 이번에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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