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삶을 돌아보는 건 내 삶을 돌아보는 것과 같다---고 난 느낀다. 그때면 난 20년이나 30년의 세월을 훌쩍 더 산 느낌을 받고, 열병을 얻을 만한 사랑(이 상태를 사랑이라 불러야 할까, 아니면 병적 상태라 불러야 할까)이 평온함보다는 못하다는 걸 개인적으로 느끼게 된다. 삶, 병적인 사랑, 일, 그 무엇이든 죽음 무렵엔, 특히 때이른 죽음 무렵엔 사랑으로 돌아간다는 걸 느끼게 된다. 병적인 상태가 아닌, 열광적인 상태가 아닌 평온한 상태의 사랑. 그 사랑은 어쩌면 가족이 줄 수도 있고 애인이 줄 수도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그건 아마도 공동체란 이름으로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평온한 사랑으로 이루어진 공동체, 그런 게 있을 수 있을까? 가장 가깝고 현실적인 답은 가족일 것이다. 하지만 난 제대로 가족 역할을 하지 못했고 그래서 여전히 미숙아인 채로 남아있다. 그곳이 아닌 바로 그 근처 어느 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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