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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생물 처리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14. 12. 1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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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들어오는 산호 베이스에서 유해생물들이 종종 생기곤 한다. 의외로 업체에서 구매한 산호가 아니라 개인 분양을 받는 산호들이 항상 문제였다. 처음에는 그런 유해 생물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이 주 정도 지나면 서서히 안 보이던 것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악성 이끼, 버블 알개, 앱타시아, 레드 플라나리아... 악성 이끼는 눈에 보이고 큰 해가 없다지만 앱타시아와 레드 플라나리아는 이야기가 다르다. 앱타시아는 산호의 성장을 방해하고 최악의 경우 근처에 있는 산호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레드 플라나리아는 산호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며 일반적인 산호 수조에는 천적이 없기 때문에 순식간에 개체가 늘어난다.

개인 분양 받은 호주 형광 프랙 베이스에서 버블 알개와 앱타시아가 생기기 시작했다. 프랙 분양만 수십 개를 하던 분이었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입양한지 이틀 만에 앱타시아가 프랙 베이스 밑에서 보이기 시작했다(고수처럼 보인다고 너무 방심하면 안될 듯하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그러나 앱타시아가 점점 커지자 호주 형광은 팁을 좀처럼 보여주지 않기 시작했다. 그래도 사실 마음이 다급하지는 않았는데, 앱타시아를 그렇게 위험하게 생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이고 또 앱타시아가 프랙 베이스에 붙어 있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제거할 수 있다는 마음이 들었던 탓이다.

그런데 다른 호주 형광에서 레드 플라나리아가 보이기 시작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그게 레드 플라나리아인지 몰랐다. 반점 모양의, 그저 디스크의 색이 조금 바뀐 별것 아닌 현상으로 받아들였는데, 그 반점이 나타난 이후로도 호주 형광은 폴립을 항상 활짝 펴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팁조차 나오지 않기 시작했고, 그 반점의 숫자는 상당히 늘어나게 되었다. 팁이 나오지 않는 게 저 반점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무렵에도 저 반점이 원인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고, 그저 어떤 다른 병의 예후일 거라고만 보았다. 그런데 문득 그 반점의 위치가 계속 바뀐다는 걸 깨달았다. 그제서야 그게 벌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랙을 꺼내서 손가락으로 건들자 쏜살같이 움직이는 빨간 반점... 아 레드 플라나리아가 맞구나. 그제서야 제거를 시작했다. 딱히 약품도 없었고 또 호주 형광 이외의 곳에서는 레드 플라나리아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물리적 방법으로 제거를 했다.

레드 플라나리아를 제거한 후 프랙 베이스에 버블 알개, 악성 이끼가 있던 산호들은 기둥을 잘라 다른 베이스로 옮겨 주었다. 앱타시아가 붙어 있던 프랙 베이스에는 뜨거운 물을 부어버렸다. 아래는 결과 사진들.


 

 

앱타시아가 붙어 있었던 호주 형광 프랙. 앱타시아는 뜨거운 물을 이용해 제거했다.

 

 

 

버블 알개와 레드 플라나리아가 발견되었던 호주 형광 프랙(흰 사각형: 레드 플라나리아, 빨간 사각형: 버블 알개). 11월 초에 찍은 사진인데, 12월이 되자 빨간 반점이 20개 이상으로 늘어났었다.


 

 

레드 플라나리아를 물리적으로 없애고 베이스를 갈아준 뒤의 모습. 기존 프랙 베이스는 또 뭐가 숨어있을지 몰라 그냥 버렸다. 레드 플라나리아는 눈에 보이는 것만 없앴기 때문에 나중에 또 생길지도 모르겠다.

 

 

악성 이끼가 끼어있던 베트남 레더 프랙. 역시 이전 프랙 베이스는 버렸다.


이제 다른 산호들 이야기. 아래는 얼마 전에 디스크를 잘나내어 목만 남은 산호인데, 시간이 일주일 정도 지나자 남겨진 목에서 팁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래는 베트남 화이트팁 레더의 기둥 부분. 밤새 말미잘이 이동을 해버렸는데 하필 그 위치가 이 레더의 바로 옆이었다. 말미잘의 촉수가 이 레더의 기둥을 건드렸는데, 촉수의 독 성분 때문인지 기둥의 아랫쪽 색깔이 아래 사진처럼 진하게 변해버렸다. 사진을 보면 기둥 위쪽보다 아래쪽이 좀 더 어두운데 원래는 위아래 모두 같은 밝은 색이었다. 색만 변한 거라면 별 문제 아니나, 항상 만개하던 레더의 폴립이 지금까지 나오지 않고 있으니 문제다. 말미잘이 레더 근처로 오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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