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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가 산호에 미치는 영향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14. 12. 2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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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들 중에는 수류에 큰 영향을 받는 개체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제니아가 있는데, 이들은 비교적 약한 수류를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제니아가 비교적 강한 수류를 받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의도치 않게 직접 목격하게 되었다.

며칠 전 수조 내에 다른 어떤 변화도 주지 않은 채 수류 모터의 위치만 변경한 일이 있었다. 내 딴에는 전반적으로 그게 더 좋은 변경이라고 여겨 그리했던 것인데, 다만 제니아에게 평소보다 강한 수류가 흐르게 된 점이 못내 아쉬웠었다. 갑작스럽게 평소보다 세진 수류 때문에 제니아들은 모두 옆으로 드러누워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난 제니아가 받는 수류가 그렇게 강하다고 여기진 않았었기 때문에 제니아가 곧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산호는 무언가 변화가 닥치면 움츠러들지만 금세 제 모습을 찾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도 제니아는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몸은 여전히 45도 정도로 비스듬이 기울어져 있었고 팁도 뻗지 못한 채 웅크린 상태였다. 그 모습을 계속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 수류 모터를 예전 위치로 다시 바꾸었다. 그러자 일곱 개체의 제니아들 중 두 개체는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머지 다섯 개체는 원래 모습대로 돌아가는 건 고사하고 오히려 점점 작아졌다. 건강이 악화되는 중이었다. 며칠 사이, 그 개체들은 원래 크기의 1/3 수준으로 몸집이 줄어들어버렸다.

수류 말고는 물에 변화를 준 것이 없었고 수류를 바꾼 걸 기점으로 제니아들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으므로 명백히 수류의 영향이라고 생각할수밖에 없었다. 수류 모터를 가만히 나뒀으면 멀쩡히 잘 살아있었을 제니아들이었다. 게다가 수류 때문에 건강이 나빠진 이후로도, 락의 레이아웃을 바꾼다는 이유로 제니아들이 살고 있는 돌을 밖으로 꺼냈다가 물에 넣기를 반복했고, 또 그 와중에 돌을 몇 번이나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으니, 그 난리통에 그나마 건강했던 제니아 두 개체 중 한 개체가 아예 락에서 떨어져나가고 말았다.
 



그리하여 현재는 위의 동영상처럼 되고 말았다. 동영상에서 1번 개체는 건강을 회복 중이고(펌핑도 어느 정도 하고 있다) 2번 개체는 그나마 '괜찮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3번 개체들은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4번 개체는 락에서 떨어져나간 제니아인데, 활착을 할 수 있도록 락들 사이에 넣어둔 상태다. 연산호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제니아. 역시 그런 이름은 괜히 붙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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