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12. 가족과 함께 강화도로 향했다. 강화도에 가 본지 꽤 오래 되어서 이번에 다 같이 가보자고 제안했는데 모두들 좋다고 했다. 첫 목적지는 강화도 고려산. 이 시기면 진달래꽃이 만발한다고 해서 찾아가게 되었다. 고려산의 진달래꽃 군락지를 보려면 산 정상 가까이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오랜만의 등산도 겸할 수 있었다. 다만 아버지는 산에 오르기 힘들어 하셔서 고려산 초입에서 우리를 기다리기로 했다.
고려산은 원래 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한 곳이 아니었다. 80년대에 고려산에 큰 불이 났는데, 그때 큰 나무들이 모두 타버려 민둥산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관련 소식을 1982년 4월 19일자 동아일보 신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뒤 타고 남은 자리에 생명력이 강한 진달래가 조금씩 자라기 시작했는데, 10여년 만에 그 빈 자리를 진달래가 모두 덮었다고 한다.
1982년 4월 19일자 동아일보 신문. 강화도 고려산에서 난 산불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 뒤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이 산은 진달래로 유명해져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한때는 너무 많이 몰려온 관광객으로 인해 진달래꽃 축제를 중단해야만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하니, 그 산불은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설상가상 되었다고 해야 할까. 길도 따로 만들고 울타리고 설치하는 등 훼손을 막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니 일단 전화위복이라고 해야겠다.
길을 올라가다 보면 군부대들을 볼 수 있다. 강화도가 북한과 인접하다 보니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군뿐만이 아니다. 고려산 정상에는 미군부대가 있다. 그래서 산 정상에 있다는 오련지를 직접 볼 수가 없다. 그리하여 일부 뜻 있는 사람들이 돈을 모아 정상의 오련지를 그대로 재현에 놓았으니 그 못을 정상 가까운 공터에서 볼 수 있다.
정상 근처에서 진달래꽃을 구경하고 하산을 재촉하였다. 아래에서 마냥 기다리고 계실 아버지를 생각해서였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엔 강화 풍물시장에 들러 필요한 것들을 몇 개 구입했다.
고려산 정상에 있다고 하는 연못(오련지)를 이렇게 재현해 놓았다.
진달래 풍경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