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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가이세키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18. 5. 27.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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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본의 전통 정찬인 가이세키 형태로 저녁상을 준비해 보았다. 며칠 전에 일본의 전통 여관인 료칸에서 일본식 전통 정찬 형태로 식사를 했던 여운도 남아 있었고, 도쿄에 위치한 가파바시 거리의 몇 군데 점포에서 영업이 종료되기 직전에 어렵사리 사온 작은 그릇들을 빨리 써 보고 싶은 마음도 앞서 있었다. 


가이세키는 혼젠이라고 부르는 의례용 정찬을 간략화시킨 식사이지만 음식을 내는 순서나 음식을 담는 그릇의 형태 등은 여전히 오래 전의 관습을 따르고 있다. 따라서 그걸 그대로 모방해야 가이세키 형태의 저녁상을 차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가이세키에 어울리는 모든 도구를 갖추고 있는 건 아니었기에 구체적인 구성까지 따라할 수는 없었다. 가령 국 종류는 뚜껑이 있는 칠기그릇에 담는 것이 원칙인데 나에겐 그런 그릇이 없었으므로 그 원칙을 따를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는 국어사전에 밥뚜껑은 있어도 국뚜껑은 없는 나라이다. 그래도 도기로 만든 젓가락 받침을 사용할 경우 젓가락을 식기 앞쪽에 가로로 놓는 등의 기본적인 방식은 그대로 따라했다. 그릇들을 나무 쟁반으로 받쳐 놓으니 운치가 더해지는 듯했다.


가이세키는 작은 그릇에 소량의 음식만 담겨 나오기에 먹어도 크게 배부르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내는 저녁 식사를 끝내자마자 야식으로 뭘 먹으면 좋을지 고민이었다.

 

오늘의 저녁상 준비. 서울, 2018.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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