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동영상에서 날 상대하고 있는 아이는 여자이고 중학생이다. 여느 아이들처럼 여러 학원을 다니느라 바쁜 몸이지만 토요일인 오늘도 도장에 나올 만큼 검도를 좋아한다.
이 아이와 연습을 하는 건 재미있다. 그건 이 아이의 태도 때문인데, 우선 대충대충 적당히 하려고 하지 않는다. 상대를 어떻게든 한 대 더 때리려고 칼을 이리저리 돌리거나 한 대도 맞지 않겠다는 듯 고개나 허리를 제끼지 않으며, 죽도를 비껴들거나 일부러 상대의 목에 거는 식의 방어에도 연연하지 않는다. 뒤로 도망치거나 마냥 상대를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나아가 치려고 노력한다. 연습 내내 그 마음가짐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하다가 조금 힘들다는 이유로 죽도를 한 손으로 잡거나 상대에게 등을 보이며 걷거나 하지 않는다. 많이 맞았다는 이유로 실망하지도 않고 많이 쳤다는 이유로 자만하지도 않는다. 모범대련과 시합에 차이를 둘 줄 안다. 무엇보다도 잘 해보겠다는 열의가 느껴진다. 중학생에 불과한 아이가 이 정도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다른 아이들에게서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이다. 어른들에게서도 보기 쉽지 않은 태도이다.
관장님의 엄한 가르침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나이를 떠나 옳은 말에도 이런저런 트집을 잡으며 따르지 않으려 하는 것이 흔한 일이니, 검도가 인격수양에 도움이 된다는 건 이 아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오히려 내가 이 아이에게서 배우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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