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베란다에 있는 작업대는 상판만 놓여져 있는 전형적인 탁자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 탁자 위에 도구 걸이용 판자를 세워도 되겠냐고 아내에게 물었다. 주목적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여러 물건들을 거치하여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데 있었다. 고맙게도 아내는 선선히 동의해 주었다.
하여 디자인 스케치를 간단히 해보았다. 구상은 일단 두 가지를 했다. 첫 번째는 걸이대가 잘 서 있을 수 있도록 양쪽에 각재를 달았고 탁자를 넓게 쓰기 위해 걸이대를 뒤쪽으로 붙였다. 그런데 그려놓고 나니 양쪽으로 올라가는 각재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고 각재가 상판 옆으로 불룩 튀어나오는 형상이어서 옆공간을 활용하기에도 좋지 않아 보였다. 구조도 다소 복잡하여 목재를 원하는 길이대로 딱 맞추기가 쉽지 않을 듯했다. 두 번째 스케치는 개방감을 높이고 부재 사용도 줄여 복잡하지 않게 그렸다. 하지만 상판 위에 걸이대를 어떻게 올릴 것인가 하는 게 고민거리로 등장했다. 탁자 아래쪽에 버팀목이 있어서 아래에서 위쪽으로 핀을 박기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걸이용 판자의 뒤쪽에서 앞을 향해 핀을 박는 방법이 있으나 그럼 판자 두께만큼 상판을 앞쪽으로 밀어내야 한다. 걸이대 밑에서 걸이대를 잡아주는 부재가 없다는 것도 걸림돌이었다.
사실 걸이대를 세우는 데 어려움이 있더라도 두 번째 스케치대로 작업하려고 했다. 불가능해 보이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으니 바로 가격이었다. 옹이가 없는 합판을 고른 데다가 두께를 최소 12T로 가정하다 보니 판재 가격만 수십 만원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는 수 없이 합판의 두께를 줄여야 했다(미송은 저렴하지만 옹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합판의 두께가 줄어들면 합판 혼자서 절대 서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각재를 달아야 했다. 좌우에 각재를 단 김에 휨을 예방하기 위해 위아래와 가운데에도 지지목을 달기로 했다. 그런 가정 하에 세 번째 스케치를 했다.
베란다 작업대 디자인 스케치 #1. 2017. 5.27.
베란다 작업대 디자인 스케치 #2. 2017. 5.27.
베란다 작업대 디자인 스케치 #3. 2017.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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