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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공방 작업대 제작 (1)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17. 5. 30.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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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작업실에 거치대로 쓸 목재가 도착했다. 혹시라도 휜 게 있을까 싶어 곧바로 상태를 확인해 보았는데 웬걸, 목재는 그리 휘지 않은 대신 온통 젖어 있었다. 목재의 겉을 만지면 내 손에 물기가 묻어날 정도였다. 비건조라고 해도 이 정도로 수분이 많을 거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환불하고 싶었지만 이미 포장을 전부 다 뜯어버린 상태라 물건을 다시 보내기도 쉽지 않았다. 난 그냥 쓰기로 마음먹었다. 다만 다음날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곧장 휠 우려가 있어 바로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작업을 위해 목재를 탁자에 올려 놓으니 심하게 깨진 부분도 발견할 수 있었다. 저렴하게 구매했으니 그걸 위안 삼기로 했다. 어차피 거친 환경에 노출될 베란다 작업대 아닌가.  

해가 기울어 가는 늦은 시간이라 재빨리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수직, 평형을 맞춰 각재들을 배열해 가며 이중비트(흔히 이중기리) 작업을 했다. 너무 습해 무른 상태였던 나무는 피스의 회전으로 인해 일부가 터져나가기도 했고 수평이 조금씩 틀어지기도 했다. 급하게 서두르다가 드릴을 넘어뜨려 아까운 이중비트 하나를 부러뜨려 먹기도 했다. 그래도 해가 지기 전에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다.

거치대는 며칠 전의 구상과는 완전히 다르게 진행되었다. 자작나무 합판에 6mm의 구멍을 50mm 간격으로 뚫으려고 했던 첫 계획은 여러 장애물 앞에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기성품은 내가 가지고 있는 탁자와 길이가 맞지 않았고, CNC를 이용한 주문제작은 예상비용을 초과했으며, 내가 직접 작업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려 비효율적이었다. 비효율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작합판에 직접 구멍을 내려 했는데 9mm의 자작합판은 공구들의 무게를 버티지 못할 거라는 경험자의 얘기를 듣게 되었다. 자신의 12mm 합판도 목심(흔히 목다보)을 단단히 잡아주질 못했으니 9mm는 더욱 힘들 거라는 것이었다. 결국 난 계획을 완전히 변경하여야 했다. 그리하여 목심이 아니라 판재를 끼울 수 있는 방식으로 구상을 변경하여 작업을 진행했다.

베란다 작업실의 거치대로 쓸 적삼목(레드시다) 각재. 일부분이 이처럼 깨어져 있었다. 2017. 5.30.

탁자의 길이에 맞춰 적삼목에 줄을 그은 뒤 줄을 따라 절단했다. 스프러스 각재는 적삼목 각재를 받쳐 올리는 기둥 역할을 했다. 2017. 5.39.

기초 작업을 끝낸 뒤 몇 가지 수공구를 걸어보았다. 2017.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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