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 (달, 2009) 이석원 지음

누군가의 추천으로 읽게된 책이다. 기대를 가지고 보았지만 내용이 감상적으로 흐르는 면이 있어 조금 마음이 불편했다. 책 내용 중 잡지 '페이퍼'로부터 출판 의뢰를 받았다는 글이 있었는데----- 비슷했다. 마치 잡지 '페이퍼'를 읽는 그런 느낌. 그런 류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또는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밴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을 만한 책이었다.

이보다 더 깊은 감정과 문체를 담고 있는 국내 수필집들은 외면을 당하고 있는데, 왜 이 책은 이런 호응을 얻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잠시 하기도 하였다. 이런 류의 글이 인기를 끈다는 건 우리의 감성 또한 인스턴트로 흐르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런 글은 그 깊이가 전문가의 솜씨에 미치진 못할지라도 그 진실성이 사람의 마음을 두드리는 면이 있었다. 전문가의 글은 뭔가 의도적으로 꾸며진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하는 반면, 이런 글은 꾸며지지 않은 듯한 순수함과 인간적 불완전성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 면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