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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뺀다는 것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by solutus 2014. 10. 5.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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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나 테니스 같은 운동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 그것은 어깨에 힘을 빼라는 것이다. 자주 듣는 이유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깨에 힘을 뺀 이후에야 고수의 반열에 들 수 있는 입문을 하는 셈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의 글을 읽다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사람의 글엔 힘이 많이 들어가 있네. 이 사람은 힘을 빼고 쓸 줄 아는구나.'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나조차, 글을 쓸 땐 나도 모르게 힘을 주는 경우가 있다. 시간이 지나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 보면 거기에 힘이 들어갔다는 걸 깨닫게 되고, 그제서야 그 글이 좋지 않은 글이었음을 알아채게 되는 것이다. 그만큼 힘을 빼는 건 어려웠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힘을 빼야만 하는 게 이런 것들일 뿐일까? 정작 더 중요한 게 있지 않을까? 그것은 바로 삶이었다. 그것은 바로 삶을 채우는 대화요 행동이었으니, 의견을 나눌 때도 힘이 들어가서는 안 되었다. 하지만 난 언제나 힘이 들어가지 않았던가? 오히려 그 힘을 강조하지 않았던가? 운동을 할 때 어깨에 힘을 빼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글을 쓸 때 문장에 헛된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처럼,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그런 것이 필요한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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