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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덕형 옮김 (문예출판사 2004)

텍스트의 즐거움

by solutus 2013. 2. 21.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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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주 짧은 단편의 핵심은 아마 이것일 것이다. 호출되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진료를 떠나야만 하는 시골 의사, 자신의 상황을 도와주지 않는 주변 사람들, 유일하게 도와주는 사람이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걸 달라고 요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상처를 치료할 수 없는 자신의 한계, 상황에 지배받으며 그것을 타개하지 못하는 개인. 이런 것들이 뭉쳐져 이 짧은 소설에서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나에게 있어 핵심은, 다른 사람이 썼다면 조금도 인정받지 못했을 소설이, 단지 카프카가 썼다는 이유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낙서 같은 그림이라도 누가 그렸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것처럼, 누가 썼느냐에 따라 그 해석도 판이하게 달라져 버린다. 이것이 내게 시사하는 바는 아주 커다란 것이었다.

스타일. 문제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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