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라는 기술은 분명 발전된 기술의 산물로서 인간 사이의 소통의 장을 넓혀줄 수 있을 만한 장치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도구를 통해 생산되는 것들의 상당 부분이 제3자의 입장에서는 읽을 만하지 않다는 것에 있다.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나 기관은 대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만들어 내는 데 그다지 관심이 없거나 미숙하며,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알아야 별 소용이 없고 또 관심도 없는 매우 개인적이고 지엽적인 것들, 즉 그것을 읽을 대상이 아니라 그 자신의 관점에서 내용을 채운다. 그리하여 그런 글들은 그 SNS의 계정 주인과 실제로 아는 사람들, 그가 왜 SNS에서 한숨을 쉬고 있는지를 실제로 아는 사람들에게서만 호응을 얻게 되고, 그 과정에서 SNS를 매우 제한적인 네트워크들간의 관계로 축소시켜버린다. 결국 '읽을 만한' 내용을 만들어 내기 어려움에 봉착한 SNS는 그 본래의 목적보다는 훨씬 축소되어 '원래부터 알고 있던' 사람들간의 온라인 채팅 프로그램, 자신의 특정한 양식을 보여주지 못하는 보여주기식 인스턴트식 사진, 시간 죽이기용 링크 동영상, 사이버 불링, 그리고 새로운 것이라면 일단 쫒아가기에 바쁜 정부기관과 사용자가 몰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기업체들의 홍보용 영상 들로 자신을 채우게 되었다. 그러한 모습에 질려버린 많은 SNS 이용자들은 SNS를 기껏해야 자신의 순간적인 감정을 적어놓는 일기장이나 불필요한 자료들의 집합체로 인식하게 되었고, 결국 SNS는 자신들이 그런 '놀이'에 익숙하지 않다고 여기면서도 차마 SNS에서 탈퇴하지 못한 수많은 유령 사용자들의 폐가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모습은 SNS 자체의 한계로 여겨지고, 부정적으로 인식되며, 종국에는 공통의 관심사나 활동을 지역을 넘어 전지구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폐기하도록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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