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약자의 분노는 당연하게 여기는 반면 강자가 자신이 받는 부당함에 분노하면 콧웃음을 친다. 어떤 사람은 화가 나면 언성이 높아지는 게 당연한 일이라 여기지만 어떤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화를 내는 건 잘못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사람은 약자가 언성을 높이는 건 가능하지만 강자는 그럴 권한이 없다고도 한다. 강자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강자와 약자의 구분은 경제력, 성별, 나이, 서열, 출신, 학벌, 외모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분파되고 얽혀들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적용가능한 뚜렷한 기준을 세우기 힘들다는 특징을 지니지만, 실제로는 한 가지 기준으로 매우 간편하게 구분되어 분할된다. 세계사와 국내 역사 속에서 펼쳐졌던 갈등과 현 시대 사람들이 다투는 세태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주 쉽고 간편한 기준으로 남과 나를 가르는 것에서 그 원인이 싹트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기준에서 시작한 갈등은 거의 대부분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갈등의 증폭을 향해 끝없이 폭주하고 있지만 그들은 자신이 가진 답만이 문제의 열쇠라는 주장을 결코 굽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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