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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바다 이야기. 마르틴 발저, 요한나 발저 지음, 크빈트 부흐홀츠 그림, 조원규 옮김(민음사 2001)

텍스트의 즐거움

by solutus 2014. 12. 24.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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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찾아보다 문득 15년 전에 읽었던 이 책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이 책에는 마그리트와 비슷한 화풍의 그림들이 있었다. 책장에서 이 책을 찾아 다시 펴는 순간, 15년 전의 느낌들이 마치 얼마 전의 감정인 것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당시 어떤 그림과 글이 가장 인상 깊었는지, 이 책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생각했었는지.

 

"여러 개의 언어를 알았으면 했지. / 내가 나와 이야기를 나눌 때만 사용할,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내 심연의 언어와 알 수 없는 먼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많은 낯선 말, 말들을."(33쪽)

 

위 구절이 바로 15년 전 내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던 부분이었다. 고민스러운 것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내가 여전히 그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15년 전 저 문구를 읽을 때 느낌 감정은 이해라기보다는 상실에 가까운 것이었고, 그 상실의 감정이 나의 외부뿐안 아니라 내부에서 촉발되었다는 걸 아는 지금에 와서도 나는 그때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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