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연히 고정된 배경과 구도로 여러 인물 사진을 촬영하게 되었다. 취미로 사진을 찍은 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대체로 야외에서 찍을 때가 많다 보니 스튜디오 사진처럼 실내에서 일정한 구도로 다양한 사람들을 촬영하는 건 익숙지 않았다. 부족한 실력에도 하겠다고 했지만 결과물을 보고 나니 아무래도 아쉬운 마음이 든다.
먼저 빛의 문제. 촬영 장소는 생각보다 어두웠다. 빛과 셔터 스피드를 확보하려다 보니 어느 정도 화질 저하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무리하게 셔터 스피드를 낮추다가 흔들리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화질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단체 사진을 한두 장만 찍으면 되는 줄 알고 삼각대를 설치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단체 사진을 많이 찍어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단 한 장을 찍는다고 하였더라도 제약 조건을 파악한 뒤 곧장 삼각대를 설치해야 했다. 그래서 자꾸 삼각대가 어른거린다. 삼각대를 썼다면 훨씬 결과가 좋았을 것이다.
수직과 수평의 문제. 배경의 중심인 탁자와 그 뒤쪽 벽에 걸려 있는 장식 등이 수평과 수직 상태가 아니었다. 탁자는 한쪽 끝이 기울어져 있었고 배경의 장식도 서로의 선이 어긋나 있었다. 그래서 사진을 어떤 각도로 돌려봐도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사진 촬영 전에 삼각대를 놓고 배경의 선이 완벽하게 맞도록 준비했어야 했다. 배경의 선을 정확하게 맞추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나 스스로 기준점을 하나 잡은 뒤 그걸 기준으로 촬영했어야 했는데 그러지도 못했다.
중심의 문제. 전형적인 형태의 단체 사진이므로 프레임 중심선에 탁자와 배경, 그리고 중심 피사체인 사람이 일치해야 보기에 좋다. 피사체가 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중심선에 맞게 섰는지 알 수 없으므로 촬영자인 내가 조정을 해주어야 했는데, 난 크게 어긋나지만 않으면 그대로 촬영을 했다. 시간 문제도 있고 깐깐하게 굴기도 애매모호하다는 생각을 했다. 결과적으로 서로의 중심이 어긋난 사진들이 적잖이 나타났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아니겠지만 촬영자의 처지에서는 썩 마음에 들지 않다.
주변 잡동사니들도 안 찍히게 해야 했는데 신경 쓰지 못했다. 웃게 만드는 능력도 필요하다면 필요할 텐데 아무래도 그런 능력은 없었다. 실내 단체 사진 촬영도 결코 쉽게 볼 일이 아니었다.
2.
잠깐 밖으로 나와 야외 촬영을 했다. 역시 난 이쪽이 편하다.
원주시. 2020. 5.30.
원주시. 2020.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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