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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에서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18. 12. 2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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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호선에서 내린 후 서울도서관을 들렀다가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걸었다. 


교보문고를 향해 올라가는 길은 길지 않았음에도 몇 가지 풍경의 변화가 보였다. 그중에서도 단연 대한성공회의 서울주교좌성당이 눈에 띄였다. 예전에는 국세청 별관에 가려서,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은 공사판 가림막에 가려 세종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건물이었다. 별관 철거 후 도시건축박물관을 만든다고 하였는데 생김새를 보아하니 지하에 전시실이 들어설 듯하다. 서울주교좌성당의 빼어난 건축미를 외부에서도 잘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다.


예전에 서울주교좌성당은 사방이 건물로 가로막혀 있던 탓에 건물의 전경을 찍는 게 불가능했다. 또한 성당으로 들어가려면 사유지 주차장과 연결된 검표대를 지나쳐야 해서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길에서도 시원하게 보이니 시민들과 한결 가까워진 듯한 모습이다. 한옥의 기와를 본따 만든 주교좌성당 특유의 지붕들이 멀리서도 한눈에 보였다. 


청계광장에는 크리스마스 축제 기간 동안 선보일 전시물들과 방문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포장마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특히 고딕 양식의 성당을 표현한 듯한 전시물이 인상적이었다. 등이 켜있지 않았음에도 크기가 자못 웅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전면부가 성당을 닮아 있었고 또 크리스마스 축제의 전시물이니 응당 성당으로 생각하는 게 맞겠지만 아쉽게도 전면부를 빼면 성당을 닮은 구석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궁전과 비슷한 데가 있었다. 그래도 나름 특징을 잘 살린 전시물이라고 해야겠다.


미세먼지가 그리 많지 않은 날이라 광화문 뒤편으로 북악산이 잘 보였다. 


고종의 즉위 40주년을 기념하여 세운 비석 주위에는 적지 않은 쓰레기들이 널려 있었다. 내가 그 쓰레기들을 유심히 바라보며 사진을 찍자 지나가던 한쌍의 연인이 발걸음을 멈추고는 기념비 앞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난 그들을 세워둔 채 서둘러 교보문고로 뛰어들어갔다.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성당을 가로막고 있던 국세청 별관이 철거되어 이제는 세종로에서도 건물이 잘 보인다. 서울, 2018.12.23.


청계광장 주변의 포장마자. 서울, 2018.12.23.


고딕 성당을 본따 만든 전시물. 서울, 2018.12.23.


광화문과 북악산. 서울, 2018.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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