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일반 사람들이 쓰는 글은 대개 자기가 읽고 보고 경험한 것에 대한 글이기에 보통 수필의 형식을 띤다. 수필은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이라고 정의하지만 말처럼 "생각나는 대로" 쓰는 게 쉽지만은 않다. 특히 책이나 미술 작품을 보고 난 후의 감상평을 적는 일은 상당히 어렵게 느껴지는 데, 개인이 자신만의 감상을 적는 그런 기본적인 일이 어렵게 된 데에는 그런 개인적인 의견을 의미없는 하찮은 것으로 치부하는 세태의 영향이 적지 않은 듯하다. 단순히 "경치가 좋았다, 보기에 좋았다, 읽기에 좋았다"라고 말하는 것은 어딘가 미숙하다고 평가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불필요하고 상투적인 미사여구가 그 앞에 동원되기 시작하고, 그럴듯한 형용사로 꾸며진 형식에 치우친 글이 탄생한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없앤 뒤 저런 규격화된 형식과 단어로 꾸며진 글만이 좋은 글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점차 어려운 단어와 용어들이 추가되고 각종 수식어가 동원되면서 글은 점차 이해하기 힘든 추상문이 된다(메타비평이 시작된 이유를 보라).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 좋았던 것을 좋았다고 말하는 것, 그것이 감상평의 시작일 것이고 아마도 많은 작가들이 독자들에게서 듣길 원하는 마지막 문장일 것이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