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싱크대를 철거한 후 타일 시공을 했다. 기존 타일을 제거하면 작업이 커지기 때문에 기존 타일 위에 덧바르기로 했다. 고민 끝에 작은 타일에 속하는 150mm 크기의 무광 백색 정사각형 타일을 골랐다. 작업은 생각보다 오래 걸려 5시간이 넘게 걸렸다. 작업하시는 분은 크게 다음 과정을 거쳐 시공하셨다.
1. 타일시멘트(세라픽스 PC-7000D)를 꺼낸 뒤 톱날 주걱칼로 기존 타일 위에 바른다.
2. 수평계로 수평을 맞추고 타일을 붙여 나간다.
3. 타일을 잘라야 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라인더로 맞춰 자른 뒤 붙인다.
4. 타일 높이가 맞지 않으면 깨진 타일을 덧대거나 망치로 긁어낸다.
5. 타일을 다 붙이고 나면 백시멘트를 물에 갠 뒤 고무헤라로 타일 위에 골고루 펴바른다.
6. 타일틈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백시멘트를 물걸레질로 닦아 낸다.
6번이 끝나면 사실상 부엌 타일 시공은 끝난 셈이다. 마무리로 타일 위쪽에 발라둔─그리고 작업 중 집안 여기저기에 묻어버린─백시멘트와 물걸레질 와중에 사방으로 튄 백시멘트 섞인 물들을 닦아내야 했다. 시공자 분이 그 작업까지 하기는 했으나 백시멘트를 한 번 헹군 물에 계속해서 걸레를 빨아 쓰니, 사실상 백시멘트 혼합물로 벽과 바닦을 닦은 셈이었다. 그 때문에 오히려 닦기 전보다 더 지저분해졌다. 잘 닦아 달라고 말하려다가 관두었다. 남의 집을 내 마음에 들게 청소할 리는 없기 때문이다. 청소는 그냥 직접 하는 게 속편했다.
타일시멘트와 백시멘트 냄새가 많이 나는 편이었고 백시멘트를 물에 개는 과정에서 가루가 많이 날렸기 때문에 창문은 계속 열어 두었었다. 냄새가 쉽게 빠지지 않아서 이후에도 가끔씩 환기를 했다. 한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환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시공자 분이 붙여야 할 타일 면적을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과도하게 타일을 주문하여 2박스가 남았다. 뜯은 박스에도 남은 타일도 있었으니, 4박스를 주문해서 절반 이상이 남은 셈이다. 남은 타일은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물으니 남은 타일을 개인적으로 쓰실 거냐고 되물으신다. 쓸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대답하니 그럼 가져 가겠다고 하신다. 그럼 그 비용을 빼달라고 하니 그러진 못 한다고 하신다. 하는 수 없이 남은 타일은 내가 쓰겠다고 했다. 타일시멘트도 절반 이상이 남았다.
그래도 시공자 분은 친절한 편이셨고, 쉬지도 않고 물만 가끔 마시며 근면하게 일하셨다. 타일 높이가 아주 균일하게 맞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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