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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둑

텍스트의 즐거움

by solutus 2004. 10. 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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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은 사람에게 있어 무척이나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자존심이, 그 권위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무너지면 비참한 기분이 된다. 가령 자신의 여자친구가 지켜보는 앞에서 건달에게 무시를 당한다든가, 제 아들이 보는 앞에서 직장 상사에게 비굴하게 굽신거려야 한다든가,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후배한테 무시를 당한다든가 하는 상황이 그렇다. 그럴 때 사람들은 복수를 꿈꾼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처럼 복수는 감정의 해소가 아닌 평생 감당해야 할 죄책감을 안겨준다. 복수를 성공하긴 했으나 천성적으로 지닌 양심으로 인해 평생으로 괴로워해야 하는 것이다. 단 한 번의 분노로,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해.

복수는 약한 사람들의 선택이다. 만일 소설 주인공들이 어린아이가 아니었다면, 그들에게 한 발자국 물러서 더 생각할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면 그들은 좀 더 우아하고 도덕적으로 자신들에게 닥친 고난을 이겨냈을 것이다. 나 역시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나에게 많은 시련이 주어질 것이다. 난 이제 그를 이겨내어 떳떳한 한 명의 어른으로 거듭나야 한다. 나 또한 평생 자전거 도둑으로 살 순 없는 노릇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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