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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으로의 긴 여로

텍스트의 즐거움

by solutus 2003. 12. 3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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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는 내내 받았던 그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영화 속 그 가족사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제대로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던 그 시절, 항상 타인에 대한 몰이해와 불만으로 가득 찼던 나의 모습이 그대로 영화 속에 형상화되어 있었다. 그래서 난 소설책을 구입했다. 나의 모습을 타인의 눈을 통해 보는 것, 그건 하나의 두려움이자 공포였지만 난 다시 그를 주시하고 싶었다. '어쩌면 난 그들의 대화 속에서 지금의 나를 이겨내기 위한 탈출구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몰라.' 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난 내가, 그리고 내 가족이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지 않았음에 만족해야 했다. 그곳은 너무 어둡고 침울하여 탈출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미로밖에 없었다. 난 내가 그 미로에 속해 있지 않기를 힘없이 바랄 뿐이었다.

2002년 1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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