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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난 작가들

텍스트의 즐거움

by solutus 2005. 9. 1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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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마음도 들었지만 실망 또한 빨리 하게 된 책이었다. 먼저, 책을 펴자마자 찾아 보았던 작가 한강 씨와의 인터뷰 내용이 기존에 이미 본 내용이었다. 또 한강 씨와의 인터뷰라기보다는 저자 자신의 생각이 주로 쓰여져 있는, 내용 자체에 대한 실망감도 겹쳐 있었다.

그런 마음을 덮고 이젠 책의 처음부터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계속 실망감이 일었다. 이번엔 글의 표현 기법 때문이었다. 쓰지 않아도 될 단어나 비유적 표현이ㅡ난 이해하기 쉽게 쓴 글을 좋아한다ㅡ불편했다. 


가령 '작가가 애써 작곡한 심금줄에 우리들의 감성을 같은 단조로 변주해야만 하는', '통과의례적 불구형 관형절을 집어넣는 게 습관처럼 돼 있습니다만, 그는 그저 밋밋하고 단순하게 설탕과 프림이 없다고 언명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에 불필요하게 따라붙는 여러 레토릭에 지쳐 있다는 인상을...', '등단이라는 처녀막을 찢어내는 듯한 의식' 등등 이런 식의 불필요하거나 과한 표현 기법이 눈에 거슬렸다.

마지막으로 전반적인 내용을 향한 불만이 있다. 이 책에는 작가의 말이나 생각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저자의 생각이 책의 지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과연 이 책의 제목이 <우리가 만난 작가들>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우리가 생각한 작가들>이 더 어울릴 것만 같았다. 그냥 인터뷰 내용을 싣는게 낫지 않았을까.

지금까지 이 책에 대한 불만을 이러니저리니 하며 쏟아 냈지만, 어쨌든 나도 이 책을 통해 얻은 것이 있었고, 또 상당히 괜찮은 작가편도 있었다. 어쩌면 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 자잘한 티도 나에게 커다랗게 보인 걸지도 모르겠다. 다음엔 좀 더 좋은 내용을 가지고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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