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랙 크기의 작은 산호가 성장하면 통상 '베이스 갈이'라고 부르는 작업을 해야 한다. '베이스'라는 것은 산호가 활착하고 있는 작은 공간(보통 모래를 응집하여 만들며, 통상 사각 혹은 원형의 형태를 하고 있음)을 일컫는데, 이게 산호에 비해 작으면 성장이 더디게 된다는 설이 있기 때문이다.
베이스의 크기가 산호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속설엔 사실 근거가 없다. 단순히 베이스 자체의 크기가 문제라기보다는, 산호에 비해 베이스가 작으면 안정감이 떨어져 산호가 쉽게 흔들리게 되므로, 산호가 그 주변으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베이스가 아무리 작더라도 그것이 락 위에 안정감 있게 서 있다면 산호의 성장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리퍼들이 통상 '베이스 갈이'를 할 때 하는 작업, 즉 기존 산호의 기둥 부분을 잘라낸 뒤 기존의 베이스에서 분리된 기둥 윗부분(흔히 '디스크'라고 부름)을 새로운 베이스에 강제로 옮기는 작업을 하지 않았다. 단지 기존의 베이스 아래에 그보다 더 큰 베이스를 접착시켰을 뿐이다. 이렇게 하면 결과적으로 베이스가 더 커져 안정감이 생기게 된다. 산호의 기둥을 자르는 작업에 비해 일이 단순하므로 편리하다.
그래도 '기둥치기' 방식의 베이스 갈이엔 큰 장점이 있다. 바로 산호가 한 개에서 두 개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산호 4개를 기둥치기 방식으로 베이스 갈이를 하면 산호가 8개로 늘어난다. 하지만 개체 증식에 이은 판매가 목적이라면 기둥치기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기둥이 잘려나간 뒤 남은 부분은 팁이 나오는 데 시간이 한참 걸리기 때문이다. 팁이 나오더라도 원래의 모습을 보기 위해선 정말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어쩌면 6개월, 혹은 그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물론 한 달만에 제 모습을 찾는 경우도 간혹 있기는 하다). 그런데 디스크가 잘려 나가고 남은 부분을 사가는 사람들 중엔 그런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따라서 단지 팁이 나왔다는 이유로 뿌리만 남은 부분을 디스크에 준하는 비싼 가격에 파는 걸 보면, 또 그걸 사가는 걸 보면 마음이 착잡해질 때가 있다. 물론 얼른 팔아치우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뿌리 부분만 남은 산호가 제대로 성장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지켜볼 수 있는 리퍼라면, 기둥치기 방식의 베이스 갈이는 산호 개체를 늘리기 위한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다.
베이스를 덧대준 4개의 산호 프랙
내가 엄마 레더라고 이름 붙여준 장래관 레더. 이번에 베이스를 덧대주었다.
상태가 많이 좋아진 몬티포라
요즘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강렬한 붉은 빛의 블라스토 무사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