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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천년을 사는 방법(열린책들, 2004),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운찬 옮김

텍스트의 즐거움

by solutus 2011. 7. 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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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터넷 검색이 인간의 기억력을 저하시킨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 기사는 움베르토 에코가 바로 이 책에서 언급했던, 플라톤의 '파이드로스'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을 생각나게 해주었다. 그것은 파라오가 문자의 발명자 토드 신에게, 그 악마 같은 장치가 인간의 기억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질문하는 부분이었다. 비단 문자뿐만이 아니라 문자를 기록할 수 있는 종이나 연필의 발명 또한 마찬가지 우려를 낳았을 것이다. 바퀴의 발명을 보고 걷기 능력이 퇴화할 것을 걱정했을 몇몇 메소포타미아인들처럼, 이제 몇몇 현대인들은 인터넷 저장장치가 우리의 기억력을 감퇴시킬 거라며 우려하고 있다. 사실 이런 걱정어린 목소리는 수많은 분야에서 쏟아져나오고 있다. 치아가 많이 빠지면 기억력이 나빠진다, 잠을 자주 깨면 기억력이 나빠진다, 단 것을 좋아하면 기억력이 나빠진다, 전신마취를 하면 기억력이 나빠진다, 코가 막히면 기억력이 나빠진다, 과도학 학습을 하면 머리가 나빠진다... 그리고 몇 달 혹은 몇 년 뒤에는 '기억력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라는 제목으로 이전의 이론을 반박하는 내용이 올라온다. 이런 수많은 걱정어린 연구결과와 그 반박문의 홍수 속에서는 많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답의 방향을 움베르토 에코는 자신의 책을 통해 제안한다. 바로 책을 읽으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 '책으로 천년을 사는 방법'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의 책은 사람을 사고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의 책은 비판적인 시각을 성장하게 하고 심지어 그의 책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책이 삶을 연장시키는 이유를 통해, 그리고 위대한 학자마저도 유명한 책 모두를 읽지는 못한다는 솔직한 고백을 통해, 사람들은 어느새 자라버린 자신의 정신적 힘을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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