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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연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by solutus 2010. 11. 2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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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결정론자들이 있는데, 그들이 신봉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필연'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가장 의심하고 경계하는 개념 중 하나이다. 필연이 실재한다는 믿음은 인간을 의지를 북돋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좌절하고 체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주사위를 던지기 전에는 어떤 숫자가 나올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 불확실성 때문에 사람들은 기대하고 한편으로 불안에 떤다. 그러나 일단 어떤 숫자가 나온 뒤가 되면 사람들은 그것을 필연으로 만들어 버린다. 왜냐하면 한번 나온 숫자는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다. 그러자 그것은 마치 필연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1초 전엔 알 수 없던 것들이 1초 뒤엔 운명이 된다. 그리고 이런 필연의 아이러니는 남녀의 로맨스와 결합하여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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