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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2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by solutus 2010. 12. 1.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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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인터넷상의 텍스트 교환으로 사람 사이의 인식이 증진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만일 증진된 것처럼 보였다면 그것은 착각일 뿐이다. 덧글과 같은 인터넷상의 교류로 증진될 수 있는 것은 자기연민과 타인에 대한 분노뿐이다. 인간과 인간의 교류에는 나와 별빛 사이 만큼의 공허가 존재하며, 그 공허를 매꿀 수 있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위로식의 글이 아니라 직접적인 접촉뿐이다. 이런 글들은 단지 자신이 여기에 있다고 알리는 표지판과 같을 뿐이다. 표지판이 알리는 내용이 맞으면 서로 고맙다는 말을 써놓고, 틀리면 상소리를 써넣는다. 그것은 참으로 아름답고 또 인간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런 텍스트의 교류로 '진정한' 인식의 증진이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는 스스로 믿는 대로 생각할 뿐이며 믿는 대로 쓸 뿐이고 그 믿음을 강화해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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