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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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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환한 빛보다 벨벳처럼 촘촘히 스며든 어둠이 더 위로가 될 때가 있다. 그러나 그 어둠조차 빛이 함께여야만 위로가 된다. 빛이 없는 밤은 그저 두려움과 공포의 동무일 뿐. 어두운 밤, 거실 천장에 달린 전체 조명을 마다하고 탁자 위에 놓인 작은 등을 켜놓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어두운 밤 아래, 수조 위에서 푸르게 퍼지는 조명과 그 빛을 받아 형광으로 빛나는 산호가 있다. 그 옆에는 탁자 위의 커피잔과 독서대 위의 서적에 부드러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이 밤의 무대를 책임지는 탁상등이 있다. 그리고 독서대 옆에는---밤은 관능의 시간이라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자신의 몸을 쭉 뻗은 채 하얀 뱃살을 숨소리에 맞춰 규칙적으로 흔드는 고양이가 있다. 여기에 정적을 불규칙적으로 깨우는 자판 소리가 더해지면 이 밤을 위로해주는 모든 것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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