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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by solutus 2012. 6. 2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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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에게 물었다. '왜 무서웠어요?' 그러자 그가 대답했다. '모르겠어요.' '왜 무서운지를 모르겠다는 말이에요?' '네.' 그래서 난 핀잔을 주듯 얘기했다. '왜 무서운지 모르는 게 어딨어요.' 얼마 전에 나누었던 대화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했던 말이 참 바보같다. 공포란 대개 상대의 정체를 정확히 알지 못할 때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잘 모르는 것을 상대할 때 사람은 종종 가장 최악의 것을 떠올리고, 그래서 가장 최악의 경우와 상대를 해야하며 결국 가장 큰 공포를 겪게 된다. 그리고 그런 공포를 상대하기 위해 보통 다음의 세 가지가 방식 중 하나를 시도하기 마련이다. 첫 번째는 그 미지의 대상을 완전히 이해하여 예측가능한 것으로 만드려고 시도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미지의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그를 수용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며, 셋째는 그것에 대해 상상하기를 멈추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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