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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by solutus 2012. 10. 9.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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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진정성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순수예술을 빼면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성이라는 단어 자체는 때때로 세상과 유리된 이질적 존재처럼 느껴지곤 했다;

그러나 실천하지 못할지언정 삶의 이상이 저 높은 곳을 향하던 때가 사라진지 오래다. 지금은 진정성이라는 것이 삶을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 자체를 의미한다. 인기영합식이든 영악하게 살든 속되게 살든 간에 어떻게든 이 치열한 세계를 살아가는 것 자체를 진정성 있는 것으로 여기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래서 진정성이란 남자가 여자의 호감을 사려할 때 혹은 정치인이 선거 유세를 펼 때 흔히 들을 수 있는 그런 말이 되었다. 우리는 그런 그들에게 감동받아 박수를 보낸다. 그런 게 진정성이 된 세상인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세상에서도, 때때로 이 '진정성'에 대한 이질감이 참을 수 없게 밀려오곤 한다.

적막한 어둠 속에서 저 멀리 두 불빛이 비치고 있다. 하나는 별빛이고 하나는 산중에서 흘러나오는 인가의 불빛이다. 그 빛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별빛과 인공의 빛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저 빛일 뿐이며,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저 하얀 점일 뿐이다. 진정성뿐만 아니라 그 모든 것들이 그와 같았다.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지만 누군가는 견뎌내야만 하는, 이해받지 못할 불행한 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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