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은 주인이 되기 위해 주인에게서 채찍을 빼앗아간다. 그리고 그것으로 자신을 채찍질한다. 짐승에게는 채찍질 하는 행위가 주인을 나타내는 증표였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그 짐승은 채찍을 휘두르지 않은 채 위협만 가해도 된다는 사실을 알 게 될 것이고, 언젠가는 그 채찍을 지니고만 있어도 된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며, 곧이어 채찍을 지니고 다니지만 그것을 휘두르지 않는 자신을 자비롭다고 여기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채찍을 들고 다니지만 그것을 휘두르지 않는 짐승을 과거 주인이었던 자가 찬양하게 되는 것 역시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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