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이런 글을 보았다. "사람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물질을 이용되기 위해 만들어졌다. 세상이 혼란스러운 이유는, 물질이 사랑받고 사람은 이용되기 때문이다." 근사한 말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런 말은 그냥 그럴듯한 말에 불과할 때가 많다. 우리가 사랑받는다는 것과 이용된다는 것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치 사랑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듯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사실 조그만한 선택의 기로에서도 어떻게 하는 것이 상대방을 사랑하고 내가 사랑받는 것인지 몰라 혼동스러워 한다. 내가 나를 사랑할 때와, 남을 사랑할 때, 내 가족을 사랑할 때와 내 이웃을 사랑할 때, 내 민족을 사랑할 때와, 세계 공동체를 사랑할 때, 인간보다 그가 속한 자연을 사랑할 때... 물질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도 사랑은 경우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그렇기에 맨 위에 인용한 저런 문장은 그럴 듯하게 다가오지만 실은 일시적인 마음의 위안 외에는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며 심지어 해를 끼치기도 한다. 저 문장은 각자의 마음에서 각자의 관점대로 해석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감동과 동의의 표정을 이끌어내고, 그래서---실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사람들은 서로의 표정에서 나타나는 그 깨달음의 표정을 보고는 그들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 순간, 저 문장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훌륭한 글이 되어버린다. 저런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사람과 단체까지도. 순수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문장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사이비 교주들 역시 저런 글들을 좋아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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