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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용 목검과 좌대, 목재의 종류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19. 7. 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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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용 목검과 좌대. 2019. 6.30.

1.

벽에 거는 형태의 좌대(받침대) 대신 바닥에 세워두는 형태의 좌대를 들였다. 목검을 받쳐놓려는 이유에서였다. 이것 역시 일종의 의식적인 행위로 칼을ㅡ비록 목검이라 할지라도ㅡ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는 심리가 담겨 있다.

 

 

2.

국내의 도검 좌대는 종류가 많지 않아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가격이 저렴한 좌대는 MDF나 PB가 주재료이고 겉에 필름처리조차 되어 있지 않아 표면이 매끄럽지 않다. 바닥부가 좁아서 잘못 건드리면 넘어질 우려도 있다. 장점으로 내세울 만한 건 가격뿐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못 쓸 만한 것은 아니어서 도검을 안전한 곳에 두고 보기에 나쁘진 않다. 지금 진검을 올려두고 있는 좌대는 만 원도 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하지만 진검을 받치는 역할만큼은 충분히 해내고 있다.

 

사진의 2단 좌대는 원목으로 되어 있고 겉면에 칠까지 되어 있어 가격이 적지 않았다. 2단 좌대에도 MDF로 만들어진 저렴한 것이 있었지만 그 범주의 좌대는 받침이 모두 허술했다. 도검을 여러 개 걸 수 있는 2단 이상의 좌대는 높이가 있어서 받침이 빈약하면 쉽게 넘어지고 만다. 1단 좌대라면 그런 점을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으나 2단 이상의 좌대는 전도로 인한 파손의 위험성을 간과하기 어렵다. 그래서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제작사에서 밝히고 있지 않은 데다가 겉에 칠까지 되어 있어 목재의 종류를 알기는 어려웠다. 옹이가 박혀 있지 않은 걸로 보아 나름 신경 써서 목재를 선정한 듯했다. 좌대의 형태가 유려했고 곳곳에 홈파기 및 라운딩 작업이 되어 있어 꽤 주의를 기울인 제품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3.

사진의 목검은 과거 4단 승단 심사 시 사용하고자 구입했던 것이다. 화이트오크 수종의 원목으로 제재되었으며 상대적으로 밝은 색을 띠고 있다. 목검은 상대방의 목검과 부딪히는 일이 많으며 타격이 목적이므로 단단한 수종으로 만들어야 한다. 화이트오크는 하드우드 계열로,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하여 원목가구로 많이 쓰인다. 같은 하드우드 계열이며 역시 가구에 많이 쓰이고 있는 애쉬나 레드오크보다 가격이 약간 높은 편이다. 그래도 하드메이플이나 월넛보다는 저렴하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목검은 대개 적색, 짙은 갈색을 띠고 있는데, 아마도 레드오크 수종일 것이다. 목검은 레드오크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레드오크도 하드우드 계열에 속하지만 화이트오크보다는 무른 편이다.

 

목검 역시 따로 주문 제작을 하지 않는 이상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대부분의 목검이 레드오크로 제재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모양이나 길이도 거의 똑같다. 목재 수종의 경우 내가 구입한 것과 같은 화이트오크도 있으나 흔한 편은 아니다. 하드우드 중에서도 티크나 에보니('흑단'이라고도 한다)처럼 매우 단단한 계열의 수종으로 주문 제작을 하는 경우가 있다. 매우 단단하고 흔하지 않으며 그만큼 값비싼 목재라 든든한 면이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런 고급 목재가 연습용 목검으로 쓰이는 일은 드물다. 꼭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월넛 같은 수종은 단단함에 비례해 무게도 무거워 심사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검도회는 죽도를 꽤 엄격히 관리하고 있지만 진검과 목검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율을 적용하고 있어 수련자들이 되도록 가벼운 목검을 선호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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