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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사진을 올릴 온라인 사진첩을 만들었다. 간단하게 끝낼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역시나 훨씬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다. 이런 어려움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애초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금방 끝낼 수 있을 거야, 잘 할 수 있을 거야, 이런 말들은 일종의 주문과도 같다. 결과를 조금도 보장해 주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매번 이끌리고 마는 기이한 주문.
온라인 사진첩을 만들려면 웹프로그래밍을 해야 한다. 프로그래밍은 시작은 창의적이지만 오류를 수정하는 버그 수정 에 들어가면 단순 노동으로 전락하고 마는 괴이쩍은 작업이다. 무언가를 새롭게 만드는 일은 즐겁지만 그걸 고치는 일은 대개 고되다. 음식도 만드는 건 즐겁지만 설거지는 귀찮고 목재 작업도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건 즐겁지만 뒤처리는 어렵다. 프로그래밍의 뒤처리는 그보다도 훨씬 고되다. 단순한 뒤처리가 아니라 오류를 수정해야 하는 일에 이르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훨씬 커진다.
프로그래밍의 오류 수정은 그 오류, 즉 버그를 알아내기가 쉽지 않고 수정 작업에 변수 이름 변경이나 이미지 크기 조절 같은 단순 반복 작업이 많아서 지루하고 소모적이다.
더 큰 문제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 일의 어려움을 토로해도 듣는 사람이 전산 용어에 익숙치 않아서, 혹은 프로그래머가 자신의 일을 일상어로 잘 표현하지 못하여 주변의 공감을 제대로 사지 못한다는 데 있다. 프로그래머의 고충은 피상적으로 들리는 데가 있어서, 잘못 쓴 숫자 하나 때문에 프로그램 전체가 망가졌다고 울상을 지어도 전산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프로그래머가 그날 하루 동안 겪었을 고통에 공감해 주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갑자기 집의 방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해보자. 문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 싶어 문틀, 경첩, 손잡이 등을 종일 살폈는데도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다. 결국 지쳐서 포기한 채 의자에 돌아가 앉았는데 문득 컴퓨터 마우스 옆에 바늘 하나가 놓여 있는 게 보인다. 바늘이 그곳에 있으면 위험할 것 같아서 바늘집에 넣었는데 그러자 갑자기 방문이 열린다. 알고보니 그 문은 네 번째주 월요일 오후 1시마다 자동으로 잠기도록 설계되어 있었고, 잠긴 문을 열기 위해선 바늘집에 바늘을 한 번 찔러주어야 했던 것이다. 이런 신기한 일이 프로그래밍의 세계에선 허다하게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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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모바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에 온라인 사진첩도 모바일용으로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Camera Slide Show"라는 이름의 jQuery를 이용했다. 해당 jQuery의 특징, 옵션 등은 다음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jQuery Slide Show Plu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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