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10회 노원구청장기 검도대회에 참가했다. 작년 10월에 처음 참가했다가 개인 1회전에서 탈락한 그 대회였다. 1년 만의 재도전이라 나름 진지하게 임하고자 했다. 적어도 1회전 탈락만은 피하자고 다짐했다.
지난 달 시합에서는 죽도 끝이 다소 무거운 고도형 죽도를 들고 나갔는데 이번에는 흔히 연타용 칼이라고 부르는 동장형 죽도를 들고 나갔다. 연타를 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칼끝을 좀 더 빠르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개인전에서는 신켄무도구의 '청류' 모델을 사용했고 단체전에서는 기산심해의 '명경지수'를 사용했다. 고도형 죽도로 시합했을 때의 결과가 더 좋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동장형 죽도를 들고 있을 때 더 편한 마음이 든다.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지고 내게 더 익숙하다는 생각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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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인전 시합을 계기로 심기일전하고자 했지만 1회전에서 상대방에게 머리 한 판을 내주며 탈락했다. 그 머리는 내가 상대방의 머리치기를 노리고 있는 터에 맞은 거라 더 뼈아팠다. 상대방이 머리를 치기 위해 들어올 때 내가 한 발 더 빠르게 머리를 칠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한 채 머리를 맞고 말았다. 거리와 타이밍... 앞으로 큰 숙제가 될 것 같다.
내게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머리치기가 제대로 들어간 것처럼 느껴지던 게 하나 있었는데 심판의 깃발이 올라가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타격이 약했기 때문에, 일본식으로 표현하자면 사에[冴]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 부분도 앞으로 검도를 하며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보다 근원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왜 결정적인 순간에 주저하고 말았는가?
3.
단체전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계산해보니 2년 5개월만이다. 개인전과 단체전은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었으니, 그건 오래간만이라 그러기도 했고, 팀의 주장이었던 내 시합 결과에 따라 팀의 승패가 좌우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개인전과는 달리 점수가 앞서갈 때는 보다 수비적으로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승부에 집착하고 싶지 않지만 단체에 속하게 되면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 그것이 인지상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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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영상은 개인전 1회전 당시의 모습이다. 백띠를 달고 출전했다(영상의 왼쪽에서 시작). 촬영은 언제나 그렇듯 아내가 수고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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